[2004년 1분기 펀드평가] 발빠른 포트폴리오 조정이 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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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최근 1년간 활황 장세에 힘입어 주식형 펀드의 전반적인 수익률이 높은 가운데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의 적절한 편입과 퇴출에 따라 펀드별 수익률은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펀드 평가에서도 종목별 부침과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라 펀드의 성과는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4분기 수익률이 최상위권이었다가 올 1분기에는 76위로 떨어진 미래인디펜던스주식형1이 대표적이다. 수익률은 지난해 4분기 25.5%에서 올 1분기 6.6%로 급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구재상 사장은 "지난해에 좋았다가 올 들어선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화학과 운수.장비 업종 비중이 높았던 게 수익률 하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변동에 맞춰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지만 시기를 놓치면서 수익률이 급락했다는 것이다.

이 펀드에는 올 1월말 현재 현대차(6.4%), 현대모비스(5.3%), 한화석화(4%)가 많이 편입돼 있다.

올 1분기 수익률은 떨어지지만 이 펀드에 1년전 돈을 맡긴 투자자의 누적 수익률은 83.1%에 달해 은행 정기예금 이자의 20배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3개월과 지난 1년간 등 기간별 수익률의 편차가 심하다는 점에서 안정성은 떨어진다. 제로인 최상길 이사는 "현재 수익률이 좋다고 해서 미래의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면서 "시장 변동에 따른 최적의 자산배분과 종목 선택이 수익률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올 1분기 12.6%로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윈윈원더플주식S-1의 안정성이 돋보인다. 6개월(36.9%).1년(75.7%) 등 기간별 수익률이 전체 2위를 차지하는 꾸준한 성과 때문이다. 이 펀드의 조현선 펀드매니저는 "시장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주식편입 비중을 약관이 허용하는 최대 한도(90%)에 고정한 채 수출호황 업종을 대폭 편입한 것이 고수익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BK엄브렐러나폴레옹1.BK파이팅코리아나폴1.퍼펙트U성장주식1 등 푸르덴셜자산운용의 성장형 펀드도 주식 편입 비중은 높게 유지하면서 전기전자 등 수출호황을 누리는 정보기술(IT)업종을 대폭 편입한 결과 장단기 모두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업지배구조가 중시되면서 재평가되고 있는 지주회사와 배당의 비중이 커지면서 부각되는 우선주 비중을 높인 것도 고수익의 요인이다. 저평가 종목을 발굴해 오래 묻어두는 장기보유 전략이 고수익의 기반이 되기도 하지만 시장 변동이 극심했던 최근에는 한발 앞선 포트폴리오 재구성 전략도 수익률 변화에 큰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인덱스형 펀드인 제일투신운용의 CJ Vision포트폴리오인덱스주식1은 이런 흐름을 잘 탄 대표적인 경우다. 1년간 수익률은 54위(69.2%)에 불과하지만 올 1분기 수익률은 1위(10.5%)를 차지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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