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산책>"아폴로1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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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달에 가보고 싶다는 인류 공통의 꿈이 실현됐을 때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 사람들은 함께 환호했다.비록 계수나무도 토끼도 없었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아폴로 13』(CIC출시)은 70년4월11일 발사된뒤 산소탱크 폭발로 우주를 떠돌다 나흘만에 귀환한 동명 우주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그런만큼 우주 비행 자체보다 우주 비행사들이 극한 상황을 극복해내며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 나는 모습과 이들을 살리기 위해우주센터 직원들이 벌이는 피말리는 노력,그리고 비행사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뜨거운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특히 탐사대장으로 추위와 어둠속에서 용기있고 침착하게 사고를수습하는 「의지의 미국인」 짐 러벨역은 톰 행크스가 맡았다.『필라델피아』『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 2연패에 빛나는 톰 행크스는 이 영화로 은근히 3연패라는 사상초유의 기록을 넘보고 있다. 이밖에 『일급살인』『리버 와일드』의 케빈 베이컨,『트루 라이즈』의 빌 팩스턴등 개성파 조역들이 벌이는 연기 대결도볼 만하다.
영화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미항공우주국(NASA)과 우주항공 조정실 본부가 있는 휴스턴의 존스스페이스센터에서 훈련받았다.실제로 주연 배우들은 5백개가 넘는우주선 스위치와 조작기기를 다루는 기술을 완전 히 습득해야 했다. 바다에 떨어진 아폴로 13호를 구조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실제 주인공 짐 러벨이 구조선장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분노의 역류』『파 앤 어웨이』의 감독 론 하워드는 『영웅주의를 묘사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진실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피력했지만 최근의 「비바 아메리카」붐에 편승,너무 미국인의 입맛을 맞추려 했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
초반에 나오는 대사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려는 노력을 그린 것이 이 영화의 주제임을 잘 말해준다.
『이것은 기적이 아니다.다만 우리가 하려고 결심했던 일을 한것뿐이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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