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임기 초 어려움 전화위복 될 것” 이 대통령에 덕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인생이라는 게 시련과 도전의 연속이다. 의도한 대로 쉽게 되지 않는 법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9일 일본 도야코(洞爺湖)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이런 말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당신이 임기 초에 어려움을 겪은 게 전화위복이 될 것”이란 덕담도 건넸다.

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당신이 임기를 끝내기 전에 해줘야 할 일이 있다”고 말하자, 부시 대통령은 즉시 “자유무역협정(FTA) 말하는 것 아니냐. 반드시 추진하겠다. 쇠고기 문제로 의지가 약해진 게 아니고, 오히려 강해졌다”고 답했다고 한다. 부시 대통령은 “US오픈에서 박인비 선수가 우승하는 것을 봤는데, 한국 여자선수들이 너무 우승을 독차지하는 게 아니냐”는 농담도 했다고 한다.

두 정상 간에 이견이 없다 보니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 시간보다 20분 빨리 끝났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주요 8개국(G8) 회의를 포함해 두 정상이 이날 하루에만 세 차례 만나 대화를 나눴고, 민감한 내용은 다음달 초 예정된 부시 대통령의 방한 때로 미뤘다는 것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G8 확대정상회의(G8+한국 등 8개국)에서 연설했다. 한국 대통령으로선 첫 참석이고, 이 대통령으로선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의미를 갖는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환경 지도자’의 명성을 재확인하려 애썼다. 그는 서울시장 재임 시절 청계천 복원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미 시사주간지 타임으로부터 ‘환경 영웅(Hero of the Environment)’에 선정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얼리 버드(early bird·일찍 일어나는 사람)’란 평을 듣고 있는데, 보좌관들이 힘들다고 불평한다”는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기후변화와 에너지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얼리 무버(early mover·저탄소 사회로의 조기 전환)’가 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202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국가 중기 목표를 설정해 내년 중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은 교토의정서에서 정한 온실가스 의무감축 대상국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국제적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국은 기후변화의 범세계적 도전을 맞아 선진국과 개도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으론 기후변화 협상과 관련, ‘시장 기반형 인센티브 제도’와 ‘동아시아 지역 기후 파트너십’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G8 회의가 열린 도야코로 이동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났다. G8 회의 뒤엔 한·러, 한·미 연쇄 정상회담을 벌였다. 이 대통령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것은 처음이다.

도야코=최상연 기자

[J-HOT]

▶ 피해 검사 "내가 당해보니 고통 알겠더라"
▶ "독도는 한국땅 " 김장훈, NYT 전면광고
▶ 한참 '뒷북' 한나라 중딩도 비웃지 않을까…
▶ 박근혜 "내가 누구 딸인지 몰라 유세 부탁?" 말·말·말
▶ 3분만에 그린 절벽, 갑자기 종이에서 물이…탄성!
▶ 반기문 총장에 "대한민국 창피하다" 효과 물으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