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을 뒤흔든 한마디 … 박근혜 말 말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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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내가 1000표를 드리겠다.”(2007년 5월, 경선 룰 개정에 반박하며)

“나는 위기에 강한 여자다.”(2007년 6월 한나라당 여성 지방의원 워크숍에서)

“너무 오만의 극치라고 본다.”(2007년 11월 이재오 전 의원의 ‘좌시하지 않겠다’ 발언에 대해)

모두 박근혜(얼굴) 전 한나라당 대표의 말이다. 평소 단순하고 짧은 용어의 반복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다는 평가를 받는 그의 언어 습관이 그대로 드러난 것들이다. 박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으로 당이 위기에 빠진 2004년 3월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 “‘신에게는 아직도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다’는 충무공의 비장한 각오를 되새기며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17대 총선 지원유세에선 “마지막으로 한나라당에 한 번만 기회를 달라”며 호소했다. 총선 직후 이재오 전 의원이 유신 독재를 거론하며 자신을 비판하자 “내가 누구 딸인지 몰라서 지난 총선에서 나에게 지지유세를 부탁했느냐”며 반박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간결했다. 지난해 노 전 대통령이 개헌을 전제로 임기 단축 얘기를 꺼내자 “참 나쁜 대통령”이라 일갈했다. 지난해 경선과 올 초 공천, 총선 과정에서도 어록이 양산됐다. 검증 국면과 관련해선 “쌩얼(민얼굴)을 드러내는 게 두렵지 않아야 당당한 지도자”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경선 직후 각종 인사에서 친박 인사들이 불이익을 당하자 “나를 도운 게 죄인가요”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이정현 의원이 9일 이런 발언들을 엮은 박 전 대표의 『어록집』을 펴냈다. 이 의원은 “‘왜 박근혜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지난 4년간 언론 보도를 중심으로 정리해 봤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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