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골라낳기 불법시술 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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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아들을 골라 낳게해준다는 불법 「성 선택 임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상당수 병원들은 동물에게나 사용하는 인공수정방법까지버젓이 쓰고 있다.학계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비윤리적 행위라며안전성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표참조〉 ◇실태=서울에 사는 金모(여.30)씨는 지난해 9월부터 「아들을 낳게 해준다」는 강남구 H산부인과를 한달에 서너번씩 다니며 70여만원을 날렸다.이 병원은 아들 낳을 확률을60~80%까지 높여준다며 초음파 검사등을 통해 배란일을 따져「아들 가질 날」을 짚어주고,이날 몸 속에 알칼리성 가루를 넣어주고 집으로 보낸다.
金씨는 『병원에서 세번이나 임신날짜를 정해줬으나 애가 들어서지 않아 그만뒀다』고 했다.
이 병원에는 하루 환자의 70~80%인 60~70명이 이 일로 찾아와 매번 4만~6만원의 치료비를 내고 있다.인근의 또다른 H병원과 Y병원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도 K시 J산부인과는 아들이 되는 Y정자를 분리한다며 「왕튜브」라는 정자분리시험관을 이용,정액을 원심분리해 부인 배란일에 얇은 플라스틱 대롱을 통해 몸 속에 쏴주고 40여만원씩 받고 있다.이 병원 관계자는 『임신이 안될 수도 있어 몇달에 걸쳐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홍콩 사람인 왕씨가 개발했다는 이 튜브는 연구용으로 수입돼 이같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정자분리방법은 원래 소 등의 인공수정을 위해 개발된 것이다.
또서울 강남구 H약국에서는 아들 낳을 확률이 높은 날을 알려주는 전자수첩 형태의 「레이디 메이트」(대만 수입)라는 기구가16만5천원에 팔리고 있다.
또 서울 서대문구 K한약방에서는 임신전에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아들탕」이 한제에 10만원에 팔리고 있고 전북 Y한약방에서는 심지어 임신후에 먹는 약까지 있다.
◇문제점=의료계에서는 Y정자 분리나 배란일 체크,한약등에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현재 일부 산부인과를 상대로 돈만 쓰고 아들을 낳지 못한 여성들이 소송을 낸 것으로알려져 있다.전문가들은 또 인공수정이 태아의 안 전성에 대한 검증없이 행해지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복지부 이동모(李東模)의정국장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이 방법들은 전혀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속임수』라며 『강력한 단속을 펴겠다』고 말했다.
이영렬.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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