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한우, 명품으로 키우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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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만 모이면 쇠고기 얘기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쇠고기,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고양시민들에겐 해답이 간단하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명품 한우고기 ‘고양행주한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유완식(50) 전국한우협회 고양시지부장을 만나 고양행주한우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고양행주한우는 전국한우협회 고양시지부의 90여 회원농가에서 키운 한우고기 브랜드다. 유 지부장은 지부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2년부터 한우 명품화사업을 추진해왔다. 어려서부터 소·돼지를 키우며 자랐다는 그는 외국시장 개방 등 국내 축산농가의 위기를 지켜보며 일찌감치 “살아남는 길은 우수한 품질의 한우를 생산하는 것”이란 신념을 굳혔다.
  가시적 성과는 2004년부터 나타났다. 3년여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원가는 낮추고 영양을 높인 발효사료인 TMF사료를 개발한 것. 유 지부장은 “유산균과 효모를 발효해 소화 흡수율을 높이고 악취와 소의 대장성 질병을 방지한 신개념 사료”라며 “이를 통해 한우의 질은 높이고 농가 부채의 큰 몫을 차지하는 사료값도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TMF사료는 이미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 각 지자체의 방문과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있다.
  한우거세사업을 비롯해 한우개량에도 만전을 기했다. 유통구조를 단일화 해 유통비를 절감한 것도 좋은 품질의 한우고기를 보다 싸게 공급할 수 있는 원인이 됐다. 이동중에 스트레스만 받아도 품질이 달라지는 쇠고기의 특성을 감안해 최근엔 에어컨과 급수시설 등을 갖춘 행주한우전용 소 수송차량도 제작했다. 우수한 한우를 길러낸 농가에는 장려금을 지원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회원농가에서 길러낸 한우고기의 품질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회원농가 한우의 80% 이상이 1등급 이상을 받고 있다. “육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일품”이란 게 유 지부장의 행주한우 자랑이다.
  2005년 ‘고양행주한우’로 상품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공급에 나섰다. 우수한 품질은 먹거리에 가장 민감한 학교에서 먼저 알아줬다. 행주한우는 현재 고양시와 파주시의 107개 학교급식에 납품되고 있다. 물량이 모자라 시중 유통을 못했으나 최근 농협고양유통센터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타 지역에서 올라온 브랜드 한우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고 품질은 우수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는 게 유 지부장의 설명이다.
  지난 해 8월엔 ‘G마크’를 받는 쾌거도 이뤘다. G마크는 경기도가 최고품질의 농산물에 부여하는 도지사 인증제도다. 유 지부장은 이같은 지역한우 품질향상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달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유 지부장의 당면과제는 생산량을 늘리는 것. 그는 “수요는 많은데 현재로선 공급이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라며 “농가 규모를 늘려 더 많은 시민들이 손쉽게 행주한우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유 지부장의 바람은 행주한우를 고양시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키워 가는 것. 그는 “꽃박람회처럼 고양시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게 바람”이라며 “시 차원의 적극적인 육성이 이뤄진다면 국내 최고의 명품 한우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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