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油 중동에 너무 의존-작년 전체도입물량의 77.8%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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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중동지역에 대한 한국의 원유 의존도가 15년만에 80%에 육박해 에너지 안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석유개발공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산 원유도입 비율은77.8%를 기록했다.
중동원유 의존도는 81년 90.7%에 이르기도 했지만 석유위기를 겪으면서 수입선 다변화를 꾸준히 모색한 끝에 85년에는 57.0%까지 낮아졌었다.
〈그래픽 참조〉 북해유전 개발등으로 세계 원유 물동량 가운데중동산비중이 낮아져 왔는데도 우리나라의 중동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진데 대해 유개공은 『근래 아시아산유국들의 수출물량 부족으로 수입선다변화가 벽에 부닥친 때문』으로 풀이했다.
90년대 이후 10% 안팎의 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은이미 93년 석유 순(純)수입국으로 탈바꿈했고 인도네시아도 향후 10년 안에 중국과 같은 상황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국내 석유회사들이 고유황 원유를 들여다 부가가치가 큰 저유황제품으로 바꾸는 정제고도화 설비투자 경쟁을 벌인 탓에고유황중질유 위주인 중동산에 대한 의존도가 구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사정도 우리와 흡사하다.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중동원유도입 비중은 88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작년 78.6%로 79년 2차 석유위기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유개공 석유정보처 유막균(劉莫均)과장은 『세계적 원유공급과잉과 유가안정 기조 덕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카르텔이 힘쓰지 못하고있지만 장기적으로 원유부족시대를 대비해 범아시아적 석유비축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공 관계자는 『수입선을 미주나 아프리카로 대거 돌리는 문제는 우선 수송비가 많이 드는등 경제성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다,친숙한 중동원유보다 현지 시장정보에 어두울 수밖에 없어 장기계약이나 선물.현물계약을 유리하게 추진하는데 실무적 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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