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세무·자산관리 상담 "PB고객이 왕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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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 후 은행권이 알짜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 영업을 서둘러 보강하고 있다. PB영업의 강자인 씨티은행이 알짜고객 시장을 공략해오기 전에 수성(守城)을 하자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고객에 대한 은행의 서비스도 크게 차별화되고 있다. 은행에 이익을 많이 가져다주는 고객에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고 이익 기여도가 낮은 고객은 은행 이용하기가 갈수록 불편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차별화된 서비스=PB 고객이 되면 송금.환전 등 각종 수수료를 할인받는다. 법률.부동산서비스는 물론 건강관리나 문화.교육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국민은행이나 제일은행은 PB고객만을 위한 해외펀드 등 투자상품에 승부를 걸고 있다. 우리.한미은행은 법률.세무.부동산 자문서비스에 특화했다. 외환은행은 외환서비스를 앞세우고 있으며 하나.신한.조흥은행은 건강관리나 상속유언서비스 등을 해주고 있다.

하나.국민.신한은행은 알짜고객에게서 거액예금이나 유치하는 단순한 영업에서 탈피하기 위해 세계적인 금융회사와 제휴도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영업도 예금.대출 위주에서 종합적인 자산관리서비스로 바뀌고 있다"며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금융회사와 제휴해 다양한 해외 투자상품과 글로벌 자금관리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영업력 집중=대부분 은행이 총 수신잔액 1억원 이상의 고객을 PB대상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국민(3억원 이상)이나 신한.조흥.제일(10억원 이상) 등도 PB고객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예금액이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위 등급을 만들어 알짜고객층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10억원 이상 예금한 고객만 대상으로 한 PB센터를 2개에서 내년 말까지 7개로 늘리고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PB지점'을 전국 20여곳에 신설키로 했다.

씨티은행이 PB영업인 씨티골드의 대상을 2억원 이상에서 최근 1억원 이상으로 확대해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나.신한은행은 PB 직원에게 외국은행 버금가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활용 요령=PB고객이 되려면 은행거래를 한 곳으로 모으는 게 유리하다. 특히 예금은 한 곳에 집중해야 PB고객이 되거나 바로 아래 우대고객에 들 수 있다. 한미은행의 경우 수신액 외에 은행의 이익에 기여한 정도로도 PB고객을 평가한다. 따라서 신용카드나 주택자금대출 등도 한 은행으로 집중하는 게 좋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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