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중심 세계관 벗고 못 사는 나라에 관심 갖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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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 세상에는 나와 다른 지구촌 이웃들이 있고 모두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지구촌시민학교' 김은희(43.경기도 과천시 중앙동)회장은 "어린이들이 가난한 나라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바른 세계관을 심어주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이 학교는 민간 국제원조단체인 '사단법인 지구촌나눔운동'에 소속된 학부모 모임. 일선 학교 특별활동시간에 국제이해 교육을 하는 명예교사 양성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결혼 후 두 아들을 키우며 전업주부로 지내던 金회장은 둘째 아들이 유치원에 들어간 2000년 양로원.노숙자쉼터 등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보다 넓게 세상을 바라보며 나도 커 갈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다"던 金회장은 그해 10월 지구촌시민학교의 명예교사 양성과정에 대한 정보를 얻고 곧바로 참여했다.

그는 각각 10주 동안 베트남과 몽골에 대한 체계적인 수업을 받은 뒤 시민학교로 의뢰가 들어오는 학교에 나가 특별활동 수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13개 초등학교를 찾아갔다. 아이들에게 각 나라의 문화.역사를 설명해주고 전통의상이나 전통가옥의 모형을 함께 만들어 보면서 그 나라에 대한 이해를 키워나간다.

"수업을 하다 보면 '우리가 왜 그런 나라까지 알아야 되냐'고 묻는 아이들도 있다"는 金회장은 아이들이 갖고 있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 중심의 세계관에 대해 걱정했다.

우리가 동남아 등 저소득 국가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면 이는 결국 부메랑처럼 이들 나라에서 한국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되는 결과가 빚어질 것이란 우려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내가 대접받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와 있는 40만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 저소득 국가에서 왔잖아요. 잘 사는 이웃이나 못 사는 이웃이나 모두 결국은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하는 우리 친구지요."

지구촌시민학교는 오는 16일까지 '제6기 명예교사 교육과정-몽골 이해하기'에 참가할 학부모를 모집한다. 02-747-7044.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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