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후쿠다 “북핵·납치문제 긴밀 협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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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주요 8개국 정상이 모여 지구온난화와 고유가 문제 등 현안을 논의하는 G8 정상회의가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에서 7~9일 사흘간 열린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G8 정식 멤버인 미국·일본 등 8개국 이외에 주요 의제와 관련돼 초청받은 한국·중국·인도·아프리카 7개국을 포함, 모두 22개국 정상이 참가한다. 지구온난화 대책과 원유·식량 가격 급등, 아프리카 지원, 북핵 문제 등이 중점 논의될 예정이다. 회의 마지막 날인 9일에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가 의장 선언을 발표한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는 장기목표를 의장선언에 담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거리다.

7일에는 G8 정상과 남아프리카공화국·알제리·에티오피아·가나 등 아프리카 7개국 정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하는 확대회의가 열린다. 아프리카 개발과 빈곤 문제,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식량위기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 뒤 2015년까지 빈곤 인구를 지금의 절반으로 줄이자는 ‘유엔 밀레니엄 개발 목표’ 달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미·일 정상회담=G8회의 개막 전날인 6일 후쿠다 총리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와 지구온난화 대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후쿠다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온실가스 삭감을 위한 장기 계획 등에 대해 두 나라가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 문제와 관련, “미국으로서도 건설적인 단계로 나아가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나는 현실주의자”라며 “중국과 인도가 함께하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부시는 “결코 납치 문제를 잊지 않을 것”이라며 북핵과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앞으로도 일본과 긴밀히 연대할 것임을 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강력한 달러 정책의 필요성을 믿고 있다”며 달러화 약세를 시정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방침임을 시사했다. 후쿠다 총리는 이날 회담 후 부시 대통령의 62번째 생일 축하 만찬을 열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와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부인인 전 영화배우 베로니카 라리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남편 요야힘 자우어 훔볼트대 교수는 개인 일정을 이유로 도야코 정상회의에 동행하지 않았다.

◇삼엄한 경비와 반G8 시위=홋카이도에만 2만1000여 명의 경찰관이 배치돼 삼엄한 경비망이 펼쳐졌다. 경찰은 대테러 대책의 일환으로 신치토세 공항과 삿포로역 등 홋카이도 내 5개 주요 역 구내에 비치된 쓰레기통을 모두 철거했다. 또 외국 정상들이 입국하는 신치토세 공항에 출입하는 차량과 사람에 대한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정상회의에 반대하는 국내외 비정부기구(NGO) 회원 등 3000여 명이 5일과 6일 오후 삿포로시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시가행진을 했다. 이들이 시위를 벌인 오도리(大通) 공원은 삿포로시가 시민단체들의 자유로운 평화시위를 위해 공개한 공식 집회 장소다.

국내외 시민단체 회원들의 숙박을 위해선 정상회의장인 윈저호텔과 멀리 떨어져 있고 통제가 편리한 삿포로 시내 야외캠핑장을 제공했다. 그러나 과격시위를 할 우려가 있는 외국 언론인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입국 자체를 막았다. 일본 경찰은 “5일 열린 평화와 빈곤해소를 위한 시민단체 시위 도중 경찰과 충돌한 일본인 4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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