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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기행>미시령-등심.해물 살짝 데친 '샤브샤브'산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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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뜨거운 국물에 음식을 데쳐 먹는 「샤브샤브」 요리는 익히는 정도가 관건이다.입맛에 따라 익힘을 조절해 먹어야 제맛을 느낄수 있다.
서울 강남의 씨네하우스 뒤편 샤브샤브 전문점 미시령은 이 점에 착안한 집이다.고기맛을 제대로 보면서도 요리를 스스로 해먹는 재미를 줄 수 있게 시설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스탠드 바 식으로 된 대형 라운드 테이블 두개가 눈길을 끈다.각각 21명씩 빙 둘러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다.1인용 개별식 냄비가 나란히 갖춰져 취향에 따라 천천히 맛을 음미해볼 수 있다.이 집의 대표적인 음식은 등심 샤브샤브에 와인 한잔과 로스말이가 곁들여지는 샤브샤브 로열코스(2만5천원).선홍색 고기에 흰색 기름이 점점이 박혀있는 등심이 푸른야채에 얹혀 나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젓가락으로 한두점 집어앞에 놓인 끓는 육수에 3~4회 가볍게 흔든 뒤 참깨 소스등에찍어 먹으면 부드럽고 산뜻한 뒷맛이 난다.
샤브샤브 요리는 13세기 칭기즈칸이 대륙을 누비던 시절,투구에 고기를 익혀 먹던 야전형 요리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이 집의 모듬 샤브샤브(2만5천원)는 쇠고기와 문어.새우등 해물을 야채와 함께 맛보는 것.본인이 익힘의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맛 볼 수 있다.
바닷가재 샤브샤브는 3만원이다.고기와 야채를 먹고 국수를 얼큰하게 말아 내 음식을 다 들면 포만감을 준다.전채요리로 따로파는 우설편채(2만원),쇠고기 사시미(2만원)등도 입맛을 돋우게 한다.3명이 한접시 정도 주문하면 적당하다.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더불어 함께 맛보며담소할 수 있다는 것.
보라색 벽면과 갈색 천장 시설이 라운딩 테이블과 조화를 이뤄전체적으로 밝고 확 트인 실내 분위기를 낸다.직접 익혀 먹으며스스럼 없이 대화하는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젖게 된다.
집주인은 개업하기 전까지 대기업에 근무했다.회사 재직때 십수년간 해외주재(일본.대만.미국등)를 하면서 둘러본 음식점들의 형태를 보완해 현대적 감각의 라운드 테이블 시스템을 도입했다.
테이블과 급.배기 시설은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요리의 매뉴얼화가 확실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며 건강식이라는 생각에서 샤브샤브 요리점을 열었다는 것.
가족모임이나 단체 연회를 위해 20석 규모의 별실 2개를 따로 마련했다.
종업원들은 대체적으로 친절하게 익혀먹는 방법등을 설명해주고 있으나 뒤늦게 국자를 내오거나 수저를 가져다 놓는등 산만한 느낌.21석 규모의 라운드 테이블에 한 명의 종업원이 들어 앉아서빙하도록 돼 있으나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아 손님들과 접촉기회가 드문 것이 흠이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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