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가 연이틀 급락… ‘NHN’은 보합세 유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대표적인 촛불집회 수혜주로 꼽히며 6월 한 달간 12% 올랐던 인터넷 포털 다음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했다. 다음은 이틀간 11% 떨어지며 한 달 전 주가(6만1200원)로 돌아갔다. 증권가에선 “중앙·조선·동아 등 3대 신문이 다음에 뉴스 공급을 중단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음 주가는 2일 오후 한때 전날보다 10% 넘게 떨어진 5만7500원까지 밀렸지만 막판에 낙폭을 4.67%까지 줄였다. 이날 주가가 급락하자 이 사이트의 토론광장 아고라에 “다음 주식을 사자”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반면 인터넷 포털 ‘대장주’인 NHN은 이날 0.16% 하락하며 급락장에서도 보합세를 유지했다. NHN은 전날 “네이버 초기화면에서 자체 뉴스 편집을 없애고, 각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 화면을 이용자가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NHN 주가는 2일 한때 1.7%까지 올랐지만 코스닥 지수가 4.13% 떨어지며 시장 전체가 흔들리자 상승세를 지키는 데는 실패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주요 신문의 뉴스 공급이 끊길 경우 다음 주주들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최찬석 책임연구원은 “포털의 가장 중요한 정보 제공자는 신문사”라며 “투자자들이 이를 걱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NHN에 대해서는 “중립성이 중요한 포털의 속성에 비춰볼 때 현명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메리츠증권 성종화 내수팀장은 “3대 신문의 뉴스 공급 중단이 조기에 해결되지 않으면 회사의 기초체력과 관계없이 다음에 대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촛불집회 등의 요인으로 NHN과 다음의 트래픽 격차가 다소 줄었지만 NHN의 시장 점유율이 워낙 압도적이어서 아직 포털의 광고 매출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음 측은 이에 대해 “정식 공문을 받지 못해 아직 뭐라 말할 수 없다”며 “현재로선 구체적인 이유나 중단 시기 등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네티즌의 의견은 엇갈린다.

다음 아고라에는 ‘다음이 이제 언론 청정지역이 됐다’ ‘다음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이자’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반면 네이버·야후 등에는 중장기적으로 다음에 불리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중·조·동의 기사량과 파급력은 엄청나다. 다음에서 그들 기사를 못 싣게 되면 뉴스 포털로서의 영향력은 상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뉴스 공급 중지가 매출 감소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다음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는 글이 실렸다.

김선하·김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