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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MB, 위기를 기회로 만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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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그는 “이번 촛불집회를 지켜보면서 국민의 위대함과 동시에 두려움마저 느꼈다”며 “우리 국민의 위대한 잠재력을 뽑아내는 것이 훌륭한 정치인이다. 저도 나름대로 외국에서 공부하고 생각해 그림을 그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에 대해 “위기가 기회라고 한다. 정부가 위기의 본질을 잘 꿰뚫고 기회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지난 대선의 실패가 나만의 실패로 끝난 게 아니었다는 생각에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특히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북·미, 북·일 관계가 다 풀려 가는데 남북 관계만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정부가 빨리 남북 관계를 정상화시키지 못하면 국가와 민족의 이익에 대단히 불행한 일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2~3년 내에 한반도 정세에 엄청난 지각 변동이 생길 것”이라는 말도 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환송 나온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안성식 기자]


인천공항 출국장엔 박영선·우윤근·최규식 의원 등 민주당 의원 20여 명과 팬클럽인 ‘정통들’회원 300여 명이 나와 떠나는 정 전 장관을 배웅했다. 한 측근 인사는 “정 전 장관이 정치적 재기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만큼 언젠가 다시 여의도로 복귀할 것이란 점은 기정사실로 봐야 한다”며 “다만 그 시기가 언제쯤일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정 전 장관은 당분간 철저히 ‘잊혀진 정치인’이 되는 게 필요하다”며 “유권자들 사이에서 ‘정동영은 요즘 뭐하냐’는 얘기가 나올 때가 자연스러운 컴백의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정하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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