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걸’ 신지애 … 레이크사이드 오픈 첫날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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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다리에 힘이 없어 보였다. 졸린 듯했다. 잔디에 털썩 주저앉아 쉬기도 했다. 그러나 어드레스를 하면 하체는 무쇠로 만든 것처럼 튼튼해졌다. 그린에 올라가면 눈이 반짝였다.

신지애(하이마트)가 2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서코스(파72·6533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레이크사이드 여자오픈(총상금 4억원) 첫날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낸 끝에 3언더파 69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홍란(먼싱웨어)이 4언더파를 몰아쳐 단독 선두에 나섰다.

US여자오픈에 참가했던 신지애는 1일 오후 9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집에 돌아온 것은 자정 무렵. 신지애는 짐 정리와 대회 준비로 두 시간가량 눈을 붙인 뒤 다시 골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른 선수들은 신지애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서 아예 미국에서 눌러 있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지애는 동료들의 바람과는 달리 US오픈을 공동 19위로 마치자마자 서둘러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골프계에선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신지애는 “내가 빠졌으면 좋겠느냐”는 말로 일축했다. “하루만 쉬고 나면 괜찮다”며 프로암은 물론 연습 라운드도 못한 채 대회 출전을 강행했다.

신지애는 전반에만 버디 3개를 잡았다. 후반엔 체력이 달려 보였으나 보기를 한 개도 하지 않고 잘 버텼다. 함께 미국에 다녀 온 동료 안선주(하이마트)는 이날 6오버파에 그쳤다.

신인 김혜윤은 140야드짜리 6번 홀(파3)에서 7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했다. 김혜윤은 “샷을 한 뒤 티를 줍느라 볼이 들어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생애 두 번째이자 공식 대회에서 처음 기록한 홀인원이었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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