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감독님, 킬러 찾으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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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인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수도권 더비’가 50번째를 맞는다.

두 팀은 2일 오후 7시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삼성하우젠컵 A조 7라운드에서 맞붙는다. 1996년 4월 10일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첫 대결을 벌인 이래 13년간 K-리그 흥행을 주도한 두 팀이다. 지난 49번의 대결을 총 100만7741명의 관중(경기당 2만566명)이 지켜봤다. 특히 지난해 4월 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했을 때는 5만5397명의 관중이 운집, 국내 프로스포츠 최다 관중 경기로 기록됐다.

‘수도권 더비’라는 명칭을 얻기 전까지는 수원~안양 간 1번 국도의 작은 언덕 이름을 따 ‘지지대(遲遲臺) 더비’로 불리기도 했다. 역대전적은 21승13무15패의 수원이 우위를 보이고 있고, 최근에도 서울을 상대로 5연승을 달리고 있다.

‘수도권 더비’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박건하(전 수원·현 수원 코치)와 정광민(전 안양·현 대구FC)으로 6골씩이다. 박건하는 “(수도권 더비에 출전할 때는) 전쟁터로 가는 심정이었다. 지면 감독님과 팬들을 볼 면목이 없어 고통스럽다. 다른 경기보다도 꼭 이기고 싶었다”며 “경기 전에는 서로 얼굴도 안 마주칠 만큼 경계했고 경기 중에는 파울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성화팀의 킬러를 가리자”=50번째 ‘수도권 더비’는 신영록(수원·사진右)과 박주영(서울·左)의 ‘킬러 경쟁’으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예비 엔트리(40명)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둘은 박성화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주전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친다.

지금까지는 박성화 감독의 마음속 무게추가 박주영에게 쏠려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차범근 수원 감독의 칭찬에 ‘춤추기 시작한’ 신영록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신영록은 지난달 29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는 등 올 시즌 6골-3도움(15경기)으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2골-2도움(14경기)에 그치고 있는 박주영과 비교된다. 신영록은 이번 맞대결을 통해 승리와 올림픽팀 주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박주영은 이런 신영록의 도전을 제압하고 ‘구관이 명관’임을 증명할 태세다.

둘을 포함해 이번 ‘수도권 더비’에는 김진규·이청용·기성용·이승렬(이상 서울), 백지훈·조용태·서동현·하태균(이상 수원) 등 무려 10명의 올림픽팀 예비 멤버가 등장해 베이징을 향한 예비 전쟁을 치를 예정이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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