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입금 미납’ 장기화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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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프로야구 제8구단 우리 히어로즈가 가입금 미납 문제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갈등을 겪고 있다. 이장석 우리 사장은 1일 밤 하일성 KBO 사무총장과 만나 가입금 1차분인 24억원 지급을 놓고 협상 아닌 협상을 벌였다. 이 사장과 하 총장은 이날 밤늦게까지 결론을 내지 못해 우리 구단 운영이 파행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양측은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가입금 납입을 조건으로 목동 홈구장 위탁 경영과 외야 방음벽 설치, 2009년 신인 2차 우선지명권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KBO가 약속했던 사항들을 지켜주지 않았다며 정식 계약을 통한 명문화를 요구하고 하루 늦은 1일 지급하기로 했던 24억원 입금도 늦출 태세다. 당초 가입금은 6월 30일까지 1차분이 지급되는 것으로 정리된 바 있다.

KBO는 우리의 요구가 다소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구장 위탁 경영 문제는 구단과 서울시-양천구청이 직접 해결해야 하고 신인 우선지명권은 나머지 7개 구단의 반대가 거세기 때문이다. 야구계에서는 우리가 약속한 가입금을 볼모 삼아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리는 현대를 인수하지 않고 재창단했지만 현대 선수들의 보류권, 서울 연고권, 해외파 특별지명권 등 현대의 권리를 인정받았다. 가입금 총액 120억원을 2년간 분납하겠다는 요구까지 관철시켰다. KBO의 비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24억원 마감시한인 6월 30일을 넘기면서까지 추가 요구를 하고 있다. KBO도 지키지 못할 공수표를 남발하면서 뒷수습을 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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