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래씨 등 장애 예술인 ‘꿍따리 유랑단’ 첫 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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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가진 문화 예술인들로 구성된 연극단 ‘꿍따리 유랑단’이 28일 오후 서울 휘경동 서울보호관찰소 대강당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꿍따리 유랑단의 주축은 가수 강원래(39)씨. 그는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뒤 좌절하지 않고, 장애인 처우 개선 등의 활동을 해왔다. 한 손으로 마술을 하는 조성진씨, 한 손 무에타이 선수 최재식씨, 안면장애 가수 심보준씨 등 7명이 그와 함께 했다. 장애 예술인들의 감동적인 공연으로 좌절과 실의에 빠진 비장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자는 취지다.

꿍따리 유랑단의 첫 수혜자는 보호관찰 대상 청소년들. 법무부 명예보호관 활동을 4년째 하고 있는 강씨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공연으로 이들에게 삶의 자극을 주기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행사를 기획했다.

이들의 공연에 관찰 대상 청소년 300여명의 표정은 금세 밝아졌다. 단원들이 유랑단의 오디션에 응시하는 내용으로 진행된 공연은 조씨의 한 손 마술, 심씨의 빼어난 가창력이 더해지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강 씨는 오디션을 주관하는 연기를 소화하는 것은 물론, 마지막 무대에서 클론 시절의 역동적인 율동까지 보여줬다. 구준엽·홍록기·박미경·성은 등 동료 연예인들도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다.

강씨는 “두 달 정도 공연을 준비하며, 클론으로 활동할 때처럼 가슴이 설렜다”며 “‘저들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우리도 포기하지 말고 살자’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주고 싶다”고 말했다. 꿍따리 유랑단은 10여 곳에서 공연을 계속 할 계획이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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