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구두쇠 같은 차를 갖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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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저렴한 유지비가 강점=장애인 차량이나 택시가 아닌 일반인이 구입할 수 있는 LPG 차량으로는 현재 다섯 가지 모델이 있다.

다목적 차량인 ‘카렌스’는 올 3월 1522대, 4월 2334대, 5월 3429대로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 중 99% 이상이 LPG 모델이다. 카렌스 LPG 모델의 인기 요인은 저렴한 유지비용이다. 이달 들어 LPG 가격이 L당 100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하고 있지만 아직도 휘발유의 53%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5년간 10만㎞를 주행할 경우 휘발유차에 비해 500만원 정도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7~10인승 차량에 대한 자동차세 감면(2008년 33%, 2009년 16%)과 수도권 저공해 차량 혜택(혼잡통행료와 수도권 공영주차요금 50% 감면)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카니발과 그랜드카니발 LPG 모델도 판매가 늘고 있다. 카니발의 경우 3월엔 LPG 모델의 판매 비중이 12.4%에 그쳤지만 지난달엔 44.6%로 크게 높아졌다. 경유값 급등으로 고객들이 디젤 대신 LPG 모델로 몰린 것이다. 1년에 1만6000㎞를 주행할 경우 카니발2.7 LPG의 예상 연료비는 241만원으로 카니발2.9 디젤 모델보다 45만원 정도 적게 든다.

GM대우는 환경 규제 때문에 지난해 1월 판매 중단됐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를 4월부터 다시 내놓았다. 이전 모델보다 연비가 8.5%, 14%씩 높아졌고 등록세·취득세 50% 감면 등의 경차 관련 혜택도 받는다. 이런 경제성 때문에 다마스와 라보는 2개월 동안 3405대가 팔렸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와 정부의 LPG 경차 허용으로 LPG 모델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뉴모닝 LPG 모델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한다. GM대우도 마티즈 후속 모델과 지난해 6월 단종된 레조 후속모델에 LPG를 적용할 예정이다.

◇낮은 출력과 연비가 문제=LPG차량은 휘발유나 경유차에 비해 출력과 연비가 낮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카렌스의 경우 LPG 모델이 디젤보다 연비는 35% 낮고 최고출력도 5% 정도 낮은 편이다. 카니발 LPG 모델도 디젤과 비교하면 출력은 16%, 연비는 36% 낮다.

또 저온에서 시동이 잘 걸리지 않거나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기아차 관계자는 “최근엔 LPG 연료를 기화 과정 없이 고압액상 상태에서 인젝터를 통해 실린더로 직접 분사하는 ‘LPI 시스템’을 장착해 출력과 연비를 높이고 시동 꺼짐 현상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충전소가 부족한 것도 문제점이다. 전국의 LPG 충전소는 지난해 말 1600여 개로 LPG차량의 증가 추세에 비해 적은 편이다. 고유가로 LPG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도 고려할 점이다. 이달 들어 L당 78원 오른 차량용 LPG가격은 국제 제품 가격이 오름에 따라 다음 달에도 인상이 불가피하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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