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부의살림지혜>헌 와이셔츠-앞치마로 다시 활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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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뭐든 쉽게 버리고 쉽게 사서 쓰는 편리 지상주의 시대.찢어진천 한조각,식은 밥 한술 허투루 버리는 법이 없던 옛날 어머니들의 매운 살림 솜씨는 기억에서 잊혀진지 오래다.하지만 모든 면에서 합리를 추구하는 신세대 주부들에게도 비장 의 살림무기는한두가지씩 있게 마련.집안 구석구석 주부 손길 가득하게 만드는살림 지혜를 소개하는 코너를 신설한다.
[편집자註] 살림하다보면 그냥 쓰기는 곤란하고 버리기도 아까운 물건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낡은 와이셔츠가 그중 하나.
매일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샐러리맨 가장이 있는 집이라면 칼라와 소매 끝부분이 헐어 못입게 되는 와이셔츠가 1년에 최소한4~5벌은 나온다.하지만 다른 부분은 멀쩡한데다 요즘은 파스텔톤에서 줄무늬까지 색상도 고운 것이 많아 폐기처 분하는 주부의마음이 가볍질 않다.
주부 노미란(盧美蘭.36.경기도군포시)씨는 최근 이런 헌 와이셔츠를 간단한 방법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걸 발견하고 쾌재를 불렀다.아이디어를 준 분은 친정 어머니.『헌 와이셔츠가 생기면 모아 아파트 입구에 마련된 재활용의류함에 넣 곤 했지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예전엔 칼라와 소매를 떼어내 안과 겉을 뒤집어 박아 입었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대부분 칼라와 소매의 겉부분만 헐뿐 안쪽 옷감은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란다.
盧씨는 거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헌 와이셔츠를 멋진 차이니즈칼라 셔츠로 탈바꿈시켜 보았다.집에서 재봉틀이나 손바느질로도 만들 수 있고 세탁소에 맡기면 1천~2천원이면 손질해 준다고.
만드는 요령은 우선 와이셔츠의 칼라와 칼라아래 목둘레부분을 떼어낸후 5㎝정도 폭의 광목천을 덧대 바이어스 처리해 준다.그위에 단추를 달고 단춧구멍을 만들면 끝.포켓 윗부분에도 같은 광목천을 대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무늬가 있 는 셔츠엔 흰광목천을,흰 와이셔츠엔 검은색이나 감색천을 이용하고 단추까지 같은 색으로 통일하면 산뜻한 느낌을 준다고.
서울목동에 사는 주부 경규창(慶奎昌.33)씨는 남편의 헌 와이셔츠를 아이들의 미술시간용 가운으로 만들어주는 경우.팔길이만아이들에게 맞게 자른후 소매 끝에 고무줄을 넣어주면 된다.짜투리 천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이나 꽃 모양의 아플리케 자수를 해주면 좋아한다고.
慶씨는 와이셔츠의 등판만 잘라내 서너장을 겹쳐 가장자리와 안쪽을 누벼 박은뒤 남는 천으로 끈을 만들면 튀김할 때 입기에 적당한 앞치마가 된다고 귀띔한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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