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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cover story] '공동모방구역' CF - 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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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It's different'가 아니라 '왕뚜껑, It's delicious'라는 카피가 흐른다. SK텔레텍 스카이 뮤직폰 CF를 패러디해 화제를 모은 한국야쿠르트 왕뚜껑 CF다. 패러디 반, 원작 반이라 할 정도로 최근 영화나 드라마를 패러디한 CF도 봇물을 이룬다.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김규철 교수는"전체 광고 중 최소 20~30%는 패러디"라며 "외국과 비교해 턱없이 짧은 제작 기간이 패러디 광고가 쏟아지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쉽게 기억돼 광고 효과가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패러디는 원래 문학.예술 분야에서 시작된 기법이다. 하지만 패러디를'대중화'시킨 주역은 영상물 쪽이다.

특히 1990년대 중반부터 쏟아진 성인용 에로 영화는 패러디 신드롬에 불을 붙였다. 공동섹스구역(공동경비구역 JSA).인정상 사정할 수 없다(인정 사정 볼 것 없다).털밑 썸씽(텔미썸딩).번지점프 중에 하다(번지점프하다) 등 사실상 제목만 패러디한 영화들이 쏟아졌다. 극장용 패러디 영화는 2002년에 개봉된 '재밌는 영화' 외에는 이렇다 할 작품이 없다.

영상물 패러디는 인터넷에서도 활발하다. 독립 제작사 바이러스 필름(www.virusfilm.co.kr)이 만든 패러디 CF가 대표적이다. 한 여자가 다리로 남자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플립형 휴대전화를 흉내내기 위해 허우적대며 뒤로 넘어간다. 휴대전화에서 땀이 흐르며 'it's difficult'란 자막이 흐른다. 이렇게 흘러간 CF를 엽기스럽고 촌티나게 패러디한 작품이 30여편에 달한다.

유머 사이트 풀빵닷컴이 '실미도'를 패러디해 만든 '설마도'도 화제다. 명절날 고스톱파와 윷놀이파로 갈린 가족 간의 전쟁을 다뤘다. 제목 '설마도'는 '설마 도가 나오겠어'라는 의미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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