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구속보류 결정에 허탈-5.18수사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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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법원에서 18일 5.18특별법에 대해 위헌심판을 제청하면서 장세동(張世東)씨등 2명의 구속영장 발부가 보류되자 검찰은 허탈해하면서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지검의 한 간부는 이날 『이제는 12.12 군사반란 혐의로 영장을 청구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판사가 그 사람 혼자 뿐인가』라고 대꾸하는 등 불쾌한 심정을 표출. 최환(崔桓)서울지검장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봐야 하는 만큼 일은 다시 시작됐다』고 말해 12.12에 대한 보강수사와 함께 5.18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기소할 뜻임을내비쳤다.
특별수사본부 수사팀도 이날 오전 10층 조사실에서 긴급회의를여는등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마련에 부산.
한 소장 검사는 『법원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밤을 새워 수사한 결과가 이렇게 되다니…』라고 허탈해하는 모습.
…위헌제청 결정을 내린 김문관(金紋寬)판사는 이날 오전5시20분쯤 취재진이 소감을 묻자 『노코멘트』라고 짤막하게 대답.
9만여쪽의 방대한 기록검토와 위헌제청여부에 대한 법률검토로 몹시 지친 모습의 金판사는 『함께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낸 전두환(全斗煥)씨에 대해서는 재판부인 형사 합의30부에서 결정하도록 기록을 넘기겠다』고 소개.이에 따라 서울지 법 형사 합의 30부도 18일 全씨의 위헌제청 신청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검찰은 5.18 당시 광주에 병력을 투입한 최세창(崔世昌)씨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와 관련,『崔씨의 경우 5.18과관련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일축.
검찰의 한 관계자는 『당시 광주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군인들을모두 처벌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崔씨의 영장에 5.18부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딱떨어지는 혐의가 포착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
…17일 오후 위헌심판제청 신청을 낸 전상석(全尙錫)변호사는법원이 소명자료를 요청하자 오후 8시쯤 장세동(張世東)씨등에 대한 변호인 선임계와 「보증서」를 별도로 제출.
법원은 당초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에 대해서만 변호인 선임계가 제출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위헌제청신청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 張씨등에 대한 변호인 선임계를 요구.
全변호사는 『張씨등이 피의자로서 검찰의 조사를 받다 구속영장이 청구돼 있고 만약 구속된후 기소되더라도 본인이 변호인으로서의 역할을 계속 담당하겠다』는 내용등이 보증서에 담겨 있었다고설명. …김영일(金榮一)서울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는 18일 새벽5.18특별법에 대한 위헌제청 결정이 나올 때까지 812호 판사실에서 긴장하며 대기.
김상우.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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