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게릴라 왜 테러 계속하나-親러 정부 구성에 위기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체첸게릴라들이 벌이고 있는 인질사건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체첸사태는 지난 91년10월 조하르 두다예프가 체첸공화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발생했다.
당시는 보리스 옐친 현러시아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연방대통령간에 소연방의 진로를 놓고 치열한 주도권쟁탈전을 벌일 때였다.이때 체첸은 러시아연방공화국의 자치공화국이었으나 전임 정부가 91년8월 발생한 보수강경파의 쿠데타를 지 지,옐친 러시아대통령에 의해 사실상 기능이 정지되어 있었다.이러한 때 에스토니아 주둔 러시아군 공군사령관을 하던 두다예프는 자신의 추종세력과 함께 체첸에 돌아와 무장력을 장악한채 폭압적 분위기를 형성,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후 두다예프는 체첸의 독립을 선포,자신에게 저항하거나 반대하는 세력을 반독립파로 몰아붙여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한편 체첸인의 민족의식을 고취시켜 러시아의 간섭에 저항했다.
94년에 접어들면서 체첸에서 반두다예프 세력이 무장항쟁을 강화하자 러시아는 이들을 지원하는 한편 두다예프 제거공작을 실시했다.94년11월엔 친러시아 체첸반군이 그로즈니를 공격했고 러시아공군기들도 그로즈니에 출격했다.
95년1월엔 러시아군이 그로즈니로 진격했고 두다예프는 그로즈니를 포기한채 산악지역으로 후퇴,이후 게릴라전을 벌여왔다.
95년12월 체첸내의 염전(厭戰)분위기 확산과 두다예프파의 총선참여가 배제된 가운데 실시된 선거에서 친러시아 도쿠 자프가예프 정부가 승리,친러시아정부가 구성됐다.
이후 위기의식을 느낀 두다예프는 자신의 전쟁을 러시아에 대한체첸민족의 민족전쟁으로 승화시키려 노력하는 한편 이번 인질사건같은 테러행위를 강화해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얻으려 노력하고 있으나 주변국과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혼란을 우려,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석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