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이창호도 그와 만나면 주눅드는데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19세 신예 강호 강동윤(사진) 8단이 이창호 9단의 천적으로 확실히 떠오른 느낌이다. 강동윤은 24일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36기 하이원배 명인전 본선리그에서 삭발한 모습으로 나타나 이창호 9단을 175수 만에 흑 불계로 꺾었다. 최근 대 이창호 전에서 3연승이다. 총 전적에서도 6승3패로 크게 앞서 있다.

강동윤은 2005년 이창호와의 첫 대국에선 힘없이 졌으나 2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해 전자랜드배 결승에서 이 9단을 2대1로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10단전에서 한 판을 졌으나 한국리그에서 연속 이겼고 이번에 또 이겼다. 이 같은 연승을 놓고 ‘속기 탓’과 ‘상극적 기풍’ 탓으로 해석이 나뉜다. 힘이 좋고 변화에 능한 강동윤은 속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 지난해 한국리그 최다승(10승)을 기록한 바 있는데 이창호 9단을 꺾은 것도 주로 속기대회에서다.

한편 강동윤이 이날 삭발한 이유도 속기가 원인이었다. 지난 15일 한국리그 윤찬희와의 대국에 앞서 동료들에게 “초읽기 10회 중 한 개도 사용하지 않고 이기겠다”고 큰소리치고 노타임으로 일관하다 패한 뒤 반성하는 마음으로 머리를 잘랐다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