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슬슬 달아오르는 온라인 펀드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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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증권사들이 온라인 펀드몰을 앞다퉈 정비하고 있다. 거액을 투입해 투자자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사이트 환경을 조성하는가 하면 판매 펀드도 대폭 확대했다.

몇몇 증권사들은 자사 홈페이지와 독립된 별도의 펀드몰까지 만들었다. 당장은 돈이 안 되지만 앞으로 늘어날 인터넷 구매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선제 투자의 성격이 짙다. 덕분에 투자자들은 선택의 폭이 확연히 넓어졌다.

◇인기 펀드는 다 있다=인터넷 펀드몰은 그동안 투자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살 만한 펀드가 별로 없다는 이유에서다. 별 인기 없는 인터넷 전용 펀드 몇 가지와 계열 운용사에서 내놓은 펀드가 고작이었다. 계열사 펀드라도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잘 팔리는 펀드는 인터넷 펀드몰에서는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우선 지난해 감독 당국이 새 펀드를 출시할 때 수수료가 싼 인터넷 전용펀드도 함께 만들도록 권고한 이후 전용 펀드 수가 확 늘었다. 현재 판매 중인 인터넷 전용 펀드(주식형) 수는 335개로 올해만 130개가 쏟아졌다.

그동안 영업점에서만 팔아온 오프라인 전용 펀드를 온라인 펀드몰에서 함께 파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상당수 펀드몰이 취급하는 펀드 수는 300~400개에 이른다. 미래에셋증권의 펀드로닷컴의 경우 500개 이상이다. 웬만한 영업점에서 판매하는 펀드보다 훨씬 다양해진 셈이다.

단순히 판매하는 펀드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온라인 판매를 기피해온 인기 펀드도 운용사를 가리지 않고 판매 리스트에 올리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다이렉트명품 펀드몰의 경우 마켓히트 펀드 1~5위는 모두 미래에셋이나 신영·한국 등 타사 펀드가 올라가 있다. 하나대투증권 e비즈니스팀 황순배 팀장은 “시중에서 좀 팔린다는 상품은 가능하면 구비해 놓는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펀드 분석에서 전화 상담까지=온라인을 통한 펀드 구매는 투자자가 검색과 비교, 구매 결정까지 모든 걸 책임진다. 정보가 부족하거나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접근을 덜하게 된다.

최근 새 단장을 한 펀드몰들은 이런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검색과 비교 기능을 갖췄다. 새로 나온 상품이나 수익률 순위표, 각 펀드평가사의 평가순위·판매순위 등 여러 지표를 동원해 펀드를 고르는 데 참고할 내용을 제공한다. 펀드를 고르기 전 투자자의 투자성향까지 점검해 그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곳도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나오는 최신 투자정보도 실시간으로 게재된다.

다양한 콘텐트를 구비하고 투자자가 찾아보기를 기다린다면 반쪽짜리다. 요즘 펀드몰들은 적극적인 상담도 해준다.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게시판에 전화번호를 남겨두면 상담시간을 예약해주고, 정해진 시간에 상담전화를 걸어준다.

하나대투증권은 채팅 상담코너를 개설해 실시간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상담원은 단순 콜센터 직원이 아니라 펀드판매 자격증을 딴 전문 상담원이나 지점 영업직원들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런 전화 전담 상담원을 30명이나 갖추고 있다.

◇단기 성과에 집착 말아야=온라인을 통한 펀드 거래를 하려면 우선 해당 증권사나 제휴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그 이후로는 모든 걸 온라인에서 해결할 수 있다. 수익률 관리나 운용보고서 수령은 물론 펀드 환매도 다 된다. 굿모닝신한증권 온라인 사업부 어연정 과장은 “대면 상담은 못 받지만 펀드를 고르는 데는 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펀드몰에 다양하고 친절한 정보가 많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온라인상에서 펀드 가입 결정을 할 때는 수익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나치게 단기 성과에 집착하면 잘못된 선택을 하기 쉽다.

동양종금증권 e-Biz팀 김수강 과장은 “단기 수익률은 시시각각 달라지고 편차도 크기 때문에 가능하면 1~3년 수익률을 모두 비교해본 뒤 가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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