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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투우 아듀!" 의회서 금지 결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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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 스페인 동북부 팜플로나에서 열린 투우 도중 투우사가 소뿔에 받혀 넘어지고 있다. [팜플로나 AP=연합]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지방의회가 투우를 금지시키기로 결의했다.

바르셀로나 의회는 6일 투우를 금지시켜 달라는 청원안에 대한 비밀투표를 실시해 가결했다. 찬성 21표.반대 15표.기권 2표.

청원에는 세계 30개국 24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표결 현장에서도 동물애호가들의 시위가 계속 됐으며, 워낙 찬반 대립이 강해 비밀투표를 해야 했다. 이번 표결에 따라 스페인 제2의 도시인 바르셀로나가 소속된 카탈로니아 지방에서는 더 이상 투우를 볼 수 없게 됐다.

스페인의 고대 민족인 이베리아족의 제의(祭儀)로 시작된 투우는 18세기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축제 겸 놀이로 자리 잡았다. 이후 점점 투우 경기 횟수가 늘어나면서 스페인의 대표적 명물이 됐지만 1960년대 후반부터 전 세계 동물애호가들의 비난을 받아왔다. 스페인에서는 매년 평균 900건 정도의 투우 경기가 벌어지며, 이 과정에서 5200마리가량의 소들이 살육당한다.

스페인의 북동부 지중해변 지역인 카탈로니아, 특히 그 중에서도 가우디(건축가).달리(미술가) 등을 배출한 문화예술 도시임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에서는 일찍부터 투우 반대 여론이 높았다. 실제로 이 지역 주민 70% 이상이 투우에 반대해왔으며, 투우 경기 관람객 대부분은 관광객들이었다. 바르셀로나 지방정부는 이번 주말 부활절 연휴 기간 중 투우 경기를 예정대로 진행한 다음 투우금지법안을 공표할 계획이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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