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만 집착 신한국당 5,6共 마구잡이 공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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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가칭)이 구여권 인사 대거 수용에 나섰다.주로 영남권과 충청권 지역구들이다.자민련과 무소속 강세를 누르기 위해 주요 거점 위주로 방어선을 치겠다는 것이다.
바로 어제만 해도 과거청산이 어떻고,역사 바로세우기가 어떻고하면서 5,6공인사를 제외하겠다고 기세를 부렸다.
그런데 갑자기 구여권 인사를 대거 끌어들이겠다고 나서고 있다. 당내에서는 급진성향의 재야 인사 영입을 서두르던게 엊그제 일인데 갑자기 구여권 인사를 포용한다고 하니 혼란스럽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당내의 한 인사는 『신한국당은 극좌에서 극우까지 다 모여있는집단』이라며 『이런데서 무슨 정체성(正體性)을 찾을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공천실무를 맡고 있는 한 인사는 서부경남과 경북 민심을 겨냥해 권익현(權翊鉉.산청-함양)고문,박재홍(朴在鴻.구미갑)의원의공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부경남의 산청-함양.합천.의령-함안.창녕.거창.밀양등 7~8개 선거구는 전두환(全斗煥)씨 구속이후 5공에 대한 동정심리가 확산돼왔다.여기에 자민련이 도지사 선거에 나섰던 김용균(金鎔鈞)전체육부차관을 합천에,안병호(安秉浩)전수방사 령관을 진주을에 조직책으로 내정하면서 바람몰이에 나선 것도 큰 자극이 됐다. 신한국당은 權씨를 공천,자민련의 녹색바람에 맞서 산청-함양을 서부경남 일대 거점으로 활용해 수성(守成)할 방침이다.權씨가 구 정권에서 민정당 대표를 지낸 점이 지적됐으나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에 의해 13대 민정당 공천에서 탈락한 것으로 상쇄됐다는 후문이다.
신한국당은 구미갑에 朴의원의 공천을 내정해 놓았다.이것도 구미갑.구미을.김천-금릉.상주.군위.의성등 경북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중부 내륙권 6개 시.군에서의 친(親) 박정희(朴正熙)정서를 서둘러 진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朴전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구미일대에서는 그간 朴전대통령의 조카인 준홍(埈弘)씨나 장녀 근혜(槿惠)씨의 출마설이 잇따랐다.
따라서 신한국당 입장에서는 朴전대통령의 장조카이자 일문(一門)의 대표격인 재홍씨를 공천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
바로 옆 지역구인 구미을에서 선거를 치러야 할 김윤환(金潤煥)대표위원도 이 점때문에 침묵하고 있다.구미 옆의 김천-금릉에는 盧대통령시절의 정해창(丁海昌)전청와대비서실장을 비슷한 맥락에서 긍정 검토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충청권의 녹색바람을 막기위해 6공의 정보사 테러사건 주인공인 이진삼(李鎭三.부여)전육군참모총장과 80년 언론통폐합 최일선을 맡았던 이상재(李相宰.공주)의원도 재공천할 예정이다.또 정계은퇴를 고려중인 이춘구(李春九.제천) 전대표에게도지역구 출마를 강력 권유하고 있다.
이런 공천방침에 대해 『원칙도,기준도 없는 마구잡이 공천』이라는 비판이 높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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