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세계 음악산업 '메카'로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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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세계 대중음악 산업의 중심지가 바뀌고 있다.』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위크 최근호는 음악산업의 중심도시 뉴욕과 런던이쇠퇴의 길을 걷는 반면 아시아 지역,특히 홍콩이 새로운 「메카」로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의 대중음악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메이저 음반사인 EMI뮤직의 켄 베리 사장은 『세계적 조류가 미국.유럽 중심의 「중앙집권형」에서 각국이 자국의 음악을 선호하는 「분권화.지역화」경향을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연간 400억달러에 달하는 음악산업에서 미국업체가 차지했던 시장점유율은 87년50%에서 현재 30%대로 위축됐으며 2000년에는 20%까지줄어들 전망.
지난 10여년간 매년 두자리수 성장을 보여온 미국음반 판매량은 95년 상반기에 2.6%로 감소,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유럽시장의 경우 85년만 해도 영.미 두나라 출신들이 음반시장의 65%를 점유했으나 현재는 45%로 줄어든 상태다.
반면 다른 지역들은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95년 음반매출액 8,500만달러를 기록한 중국의 성장 잠재력은 엄청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시아의 중심지로서 홍콩.일본.대만등의 음악산업 규모도 일취월장하고 있는 추세다.네덜란드의 록밴드「마이클 런스 투 록」의앨범이 아시아에서 무려 200만장 판매된 것은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을 과시한 사례.
또 폴란드.인도네시아.브라질이 지난해 상반기중 각각 44%,45%,5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유럽 음악의 퇴조는 팬들의 외면에 기인한다.90년대 초만 해도 대만의 정치상황과 맞물려 인기가 높았던 휘트니 휴스턴등의 자유주의 성향 음악은 현지가수들의 노래에 밀려나고 있다.
중국권에서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스타는 본토출신의 허용.
더우웨이 등 현지가수들.말레이시아에서 각광받고 있는 랩음악은 미국 음반이 아닌 말레이시아 현지의 「크루 그룹」이다.
소니 뮤직의 로버트 보울린 사장은 『남미에서 팔리고 있는 음반의 80%,아시아 시장의 60%가 현지 음악인들의 앨범』이며『현재 미국 음악산업이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것은 세계 각지역 스타들의 개발과 이들에 대한 마케팅』이라 고 강조했다.워너.폴리그램.소니.EMI.버텔스만등 전세계 음반시장의 80%정도를 점유하고 있는「빅 5」도 마이클 잭슨이나 마돈나 같은 미국 스타 일변도에서 벗어나 각국의 지역 스타들에게 눈을 돌리고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 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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