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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박빙의 승부처] 동대문 을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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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 동대문 을
"뉴타운 개발엔 내가 적임"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6일 밤 한나라당 홍준표 후보는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거리 연설을 했다. 열린우리당 허인회 후보는 식목일인 5일 인라인스케이팅을 하며 중랑천 뚝방 체육공원을 돌았다.

서울 동대문을 선거구는 2001년 10월 재선거에 이어 洪후보와 許후보가 재대결을 벌이고 있다. 洪후보는 3선의 중진으로 큰 정치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許후보는 이곳에서 두번 낙선한 만큼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탄핵안 역풍에 힘입어 許후보가 앞서갔으나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등의 변수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 사정 때문인지 지역개발 공약 경쟁도 불붙고 있다.

洪후보는 "탄핵안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맡겨두고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아 달라"면서 "잠자는 동대문을 깨우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같은 당인 이명박 서울시장과 직접 담판해 뉴타운 개발지와 균형발전촉진지구 지정을 이끌어냈다는 점을 부각했다. 반면 許후보는 "국민의 이익을 앞세우는 개혁 국회를 만들겠다"면서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뉴타운 개발사업은 중앙 부처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여당과 정부 간 협조가 더 중요하다"고 洪후보 측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洪후보를 "홍검사"로, 許후보를 "허서방"으로 부를 만큼 후보 인지도가 높다.

민주당에서는 동대문구청장을 지낸 유덕열 후보가 만만찮은 득표력을 과시하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자민련에선 뮤지컬 배우 출신인 곽민경(27.여)후보가, 민주노동당에선 정주용 후보가 출마해 5파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박승희 기자

*** 전주 완산 갑
"새 일꾼" "큰 일꾼" 공방

전주 완산갑은 총선을 앞둔 여당의 분당이 고스란히 투영된 곳이다. 전북 출신 중 처음으로 경찰 총수를 지낸 이무영 후보가 민주당 간판을 달고 열린우리당 장영달 후보의 3선 고지 점령에 나섰다. 거물급의 격돌로 이목을 끈 이곳도 탄핵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선거기간 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이 강세를 보였다.

최근엔 구도심이어서 낙후된 지역 발전을 놓고 '새 인물론'(李후보)과 '큰 일꾼론'(張후보)을 내세우며 양측이 열띤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수성에 나선 張후보 측은 대부분의 열린우리당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탄핵심판론을 내세운다. 7일 전주 '걷고 싶은 거리'에서 젊은이들을 상대로 펼친 유세에서도 張후보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지역정서에 매달리는 퇴행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탄핵정국 유지에 공을 들였다. 여기에 張후보 측은 "50대 중반에 이미 3선을 한 여당의 핵심 중진을 뽑아야 지역 발전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곁들인다.

李후보는 "30년 공직생활 동안 각종 개혁을 일궈내 비즈니스위크지가 '아시아스타 50인'으로 선정할 만큼 능력있는 인물로 이번엔 바꿔보자"며 인물론으로 맞선다. 완산구 출신으로 전북경찰청장도 역임한 李후보가 새로 나서야 정체된 지역 여건이 개선된다는 논리다. 탄핵과 막판 민주당 내분에 대한 여론의 거부감은 "광주에서 삼보일배한 추미애 위원장의 전주 방문으로 누그러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李후보 측은 1인2표제가 도입돼 정당투표를 따로 하는 만큼 "지역구 투표는 인물로 판단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국전력 본사노조위원장 출신의 녹색사민당 양재헌(48)후보와 국제변호사인 무소속 김희진(52)후보도 도전장을 냈다.

전주=김성탁 기자

*** 경남 창원 을
이주영-권영길 리턴 매치

경남 창원을은 진보정당 원내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인가.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 16대 총선에 이어 '리턴 매치'를 치르는 이곳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최근엔 열린우리당 박무용 후보까지 가세해 선거전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후보자들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權대표가 앞서 나가고 있다는 점에선 동의가 이뤄진다. 올 들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權대표는 꾸준히 1위를 지켜왔다.

權대표 측은 7일 "1강(强) 구도가 확고하다"며 "40%에 이르는 노동자(화이트칼라 포함)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주장했다. 權대표 측은 "이곳이 한나라당 텃밭이긴 하지만 판세를 뒤집긴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주영 의원 측은 "탄핵안 가결로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박근혜 대표 선출 이후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결집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李의원은 "당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판세가 반전되는 분위기"라며 "민노당의 불법적인 행태에 유권자들이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열린우리당 박무용 후보 측도 "권영길 대표와의 2파전"이라며 "당 지지율이 높은 데다 후보가 전문직(약사)이라는 점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李의원 측은 '보궐선거 불가피론'을 내세워 반전을 꾀하고 있다. 權대표가 1995년 노동법 파업 투쟁과 관련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고 이것이 확정되면 당선되더라도 의원직이 박탈된다는 주장이다. 權대표 측은 "교통방해죄와 제3자 개입 금지 위반 등으로 1심에서 유죄선고를 받았지만 현 법률에서는 성립되지 않거나 사문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창원=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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