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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스포츠 마케팅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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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은행권에서 ‘스포츠 마케팅’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특정 골프 선수나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 금리를 더 얹어주는 예금·적금 상품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에 큰 경기가 많은 게 첫째 이유다. 8월 8일 베이징 올림픽이 시작되고, 포스트 시즌을 향한 프로야구의 열기도 더해가고 있다. 한동안 침체했던 최경주 등 프로 골퍼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금융상품 마케팅에서 감성이 중요시되고 있는 것도 큰 요인이다. 신한은행 구현수 과장은 “단순히 금리만 높인다고 상품이 잘 팔리는 게 아니다”며 “스포츠·문화 등 감성을 자극하는 요인과 금리 등 경제적 요인을 결합하면 훨씬 더 성과가 좋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성공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은행들에 자극이 됐다. 부산은행이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0.1%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제공하는 ‘가을야구 정기예금’은 올 4월 출시 후 한 달여 만에 2000억원어치가 모두 팔렸다. 지난해엔 불과 400억원어치가 팔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말 신한은행이 팔았던 ‘S-버드 파이팅 정기예금’도 성공 사례 중 하나다. 이 예금의 가입자는 신한은행 여자 프로농구단이 시즌 우승을 차지하면서 기본금리(연 5.5%)보다 1%포인트 높은 6.5%의 금리를 적용 받았다.

신한은행이 이달 말까지 한시 판매하는 ‘신한 최경주 탱크적금’도 이런 마케팅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상품은 최 선수가 9월부터 12월까지 참가한 국내외 대회에서 한 번이라도 우승하면 0.1%포인트의 금리를 얹어 준다. 또 올 연말 최 선수가 PGA투어에서 10위 안에 들면(20일 현재 11위) 0.1%포인트를 또 한 번 올려준다.

하나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와인적금에 가입하는 고객에 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축구 대표팀이 8강에 진출했을 때 0.3%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제공하며, 추첨을 통해 88대의 와인셀러를 증정한다.

바다와 관련이 많은 수협은 올림픽 대표팀의 수영 부문을 응원한다. 수협은 베이징 올림픽 수영에서 대표팀이 금메달을 1개 따면 연 0.1%포인트, 2개 이상 획득하면 연 0.2%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제공하는 ‘파이팅 코리아 예금·적금’을 8월 8일까지 판매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올림픽 등 큰 경기가 많아 스포츠 마케팅을 활용한 금융상품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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