렙틴 호르몬 발견 95년 최대 업적-미국 디스커버誌 선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쥐띠 해를 맞아 애완용으로 쥐를 키운다면 쥐의 몸매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쥐 비만 치료 효과가 탁월한 「렙틴」호르몬의 존재가 지난해 미국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됐기 때문이다.
렙틴 호르몬의 발견은 미국의 과학전문잡지 디스커버 신년호 특집기사 「95년의 100대 과학뉴스」중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선정됐다.이에 앞서 미국 파퓰러 사이언스지(95년 12월호)로부터도 95년의 과학.기술 분야 최우수작으로 평가 받았다.
이 호르몬을 발견한 미국 록펠러 대와 하워드 휴즈 병원 연구소측은 이 호르몬을 비만증에 걸린 쥐에 투여한 결과 2주만에 30%의 감량 효과를 얻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실험 결과 이 호르몬은 쥐의 식욕을 감퇴시키고 신진대사를 촉진시 키는 작용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렙틴 호르몬은 쥐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존재하는 만큼 이제까지 식이요법과 운동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던사람의 비만 치료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를 준다.
그러나 이 호르몬이 과연 쥐에서만큼 사람에게도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이제까지의 연구 결과 비만 쥐는 렙틴호르몬 생성이 되지 않는 것과는 달리,사람은 비만증이 있어도 이 호르몬 생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차이를 보 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비만증에 걸린 사람은 렙틴 호르몬에 대한 뇌의 인식전달 체계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이 추정대로라면 렙틴 호르몬에 대한 반응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을 찾아내 그 원인을 없애는 약물을 개발하면 비만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한편 미국 네이처지 최근호는 영국 런던에 있는 해머스미스병원의 내분비 연구팀이 최근 쥐에서 포만감을 뇌에 전달하는 기능을하는 GLP-1이라는 호르몬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이 호르몬의발견은 과식을 차단할 수 있는 최후의 통로를 찾아낸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진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