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채 몬시뇰 “MB, 적당히 넘어가려다간 하야 위기 맞을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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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가원로회의 위원으로 추대된 천주교 원로 정의채 몬시뇰(84ㆍ서강대 석좌교수)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어물쩍 적당히 넘어가려다간 큰 코 다친다”며 강한 일침을 놨다.

정의채 몬시뇰은 21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제 통치능력의 절대 한계를 드러냈으니 이렇게 나가다간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스스로 하야 하는…”이라며 최악의 사태까지 거론했다.

그는 현 시국 해결 전망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엊그제 (이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데 국민 눈높이에서 해결하겠다는 좋은 말씀이다. 그렇지만 스스로의 입장을 정리해야 국민들이 받아들이든지 안 받아들이든지 하는데 거기에 대한 반성이 적었다”고 비판했다.

쇠고기 협상 문제를 정부가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민심은 다시 떠나면 안 돌아온다. 60년 동안에 대통령들 보면서 민심이 떠난 다음에 다시 민심이 돌아오는 대통령을 한 사람도 못 봤다”며 “(지금은) 국민들이 동정심, 협조심이라도 어떻게 무엇인가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여지가 남아 있는데 이것을 백분 이용해야 한다. 어물쩍 적당히 넘어가려다간 큰 코 다친다”고 덧붙였다.

취임 초기 사상 유례가 없는 대규모 촛불시위에 대해 그는 ‘양면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이 촛불이 없었으면 이명박 정부가 지금 말하자면 고치겠는가. 아마 안 고칠 것”이라며 미국에 경고를 하고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 ”디지털이 이렇게 집단화되는 것은 아직 없었다“며 ”세계가 굉장히 놀랄 일을 젊은이들이 한 것이며 이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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