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이슈 先占 전략-DJ.JP의 改憲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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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종필(金鍾泌)자민련 총재가 3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강도높은 내각제 개헌론을 제기한 뒤 하루만에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가 이를 비난하면서 순수 대통령중심제 개헌검토를 흘리는등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은 개헌공방전이 뜨겁다.
金자민련 총재는 6일 오전 8시로 예정된 CBS라디오와의 생방송 회견에서 내각제 개헌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직접 호소할 계획이기도 하다.
DJ(김대중총재)와 JP(김종필총재)가 인위적으로 개헌론을 제기해 실제로는 YS(김영삼대통령)와 신한국당에 빼앗겼던 선거이슈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의도로 보고 여권이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金대통령과 신한국당이 「개혁」「공천 물갈이」「역사 바로세우기」「세대교체」와 같은 이슈와 집행력을 십분활용하자 특히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자신들의 공세적 선거전략이 무력화되는게 아니냐는 위기감을 느껴온 것은 사실이다.
JP에게 제출한 자민련의 내부문서가 아예 『앞으로도 국민회의측의 협조를 얻어 내각제개헌론과 순수대통령제 대립국면을 계속 이어가야 신한국당의 개혁.세대교체 이슈를 잠재울수 있다』고 노골적으로 건의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 한다.
그러나 양金총재의 개헌주장이 순전히 총선 전략용으로만 해석될수는 없다.어차피 선거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무게 실린 개헌론의실체가 여야에서 제기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金대통령의 경우 임기중 개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집권초기에 분명히 밝히긴 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김윤환(金潤煥)신한국당 대표의 입에서 「총선후 대통령 중임제 개헌논의 가능」이라는 말이간간이 흘러 나오는 것을 보면 상황에 따라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봐야 한다.
더욱이 신한국당이 단독으로 국정을 끌어갈 수 없을 정도로 선거에서 패배하게 되면 내각제를 주장하는 김종필총재의 자민련과 또한번의 결합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金국민회의 총재가 미국식 순수대통령제를 선호한다고 분명히밝힌 것도 이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YS와 JP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金자민련 총재는 총선 직후 정치대연합.거국내각 구성제의와 같은 내각제에 이르는 중간단계를 거치면서 김영삼-김대중 정치게임의 조정자로서 보다 확고한 정치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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