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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 이해하려다 이슬람교도 되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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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비즈니스 잘 하려고 일부러 이슬람교 믿는 것 아닙니다."

1999년 7월부터 삼성물산 사우디아라비아 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윤여봉(41)차장의 종교는 이슬람교다.

92년 중동지역 전문가로 이집트에서 아랍어와 현지 문화를 배울 때 빠져들어 이슬람 교도가 됐다.

尹지점장은 "아랍인들을 이해하는 게 너무 힘들어 고생하다 이들의 모든 생활에 녹아있는 이슬람을 이해하고자 공부하는 과정에서 이슬람 교인이 됐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종교라는 부분이 가슴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하루 다섯번 기도하고, 술을 멀리하는 등 율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지만, 한국에 갔을 땐 내놓고 술을 거부하기 힘들어 한두잔 하는 등 다소 해이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어 다른 독실한 교도들에게 미안하기만 하다고 말한다.

尹지점장은 지역 전문가 과정을 마치고 96년까지 해외업무실에서 중동.아프리카를 담당하다 정밀화학사업부를 거쳐 99년 사우디아라비아 지점에 부임했다. 기독교를 믿는 부인에게는 결혼 전 미리 자신의 종교에 대해 얘기했다고.

尹지점장은 사우디에 부임한 뒤 세계적 석유화학업체인 사우디 국영 사빅(SABIC)과 장기 판매대행 계약을 하는 등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사빅의 바이어들과 라마단 기간에 '이프타르(해가 진 뒤 기도와 첫 식사를 같이 하는 의식)'를 함께 하는 등 '현지화'가 비결인 것 같다고 삼성물산 관계자는 말했다.

올해 말 귀국해 중동 업무를 계속하면서 다음번엔 이라크 시장을 개척하러 간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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