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D-8] 후보 1인당 선거비 중간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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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을 바꿔야 합니다." 서울에서 출마한 한 후보의 운동원들이 불고기판을 들고 나와 ‘부패한 정치판을 바꾸자’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박종근 기자]

중앙선관위는 6일 17대 총선 후보자들이 정치포털사이트(http://epol.nec.go.kr)에 자진 신고한 선거비용의 수입.지출 내역을 공개했다. 후보자들이 선거기간 중 어디에 얼마만큼의 돈을 쓰는지가 파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관위가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난달 12일에서 지난 5일까지 신고된 선거비용 지출내역을 집계한 결과 후보들은 총 251억8687만여원(1인당 평균 2508만여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법정선거비용 제한액(1억7000만원)의 14.8%에 불과한 규모다. 후보자들의 신고내역이 진실하다면 자금력이 판세를 가르던 과거 선거문화가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당별 후보자 1인당 평균 지출액은 열린우리당 3308만여원(법정제한액의 19.5%), 국민통합21 3198만여원(18.8%), 한나라당 3189만여원(18.8%), 민주당 2437만여원(14.3%), 무소속 2098만여원(12.4%) 등의 순이었다. 자민련은 1598만여원(9.4%), 민주노동당은 1431만여원(8.4%)의 평균 지출액을 보였다.

선관위가 집계한 후보자별 정치자금 수입내역에 따르면 열린우리당 김원기(정읍)후보가 2억7833만여원을 거둬들여 가장 많았다. 무소속 임진출(경주.2억7590만여원)후보, 한나라당 임태희(성남 분당을.2억6005만원).강재섭(대구 서.2억5692만여원)후보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선거비용 공개는 선관위가 선거법 개정 취지를 살리기 위해 후보자들에게 준법서약서를 받으며 선거기간 중 매일 수입.지출내역을 공개토록 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6일 오후 2시 현재 내역을 모두 공개하지 않은 후보가 143명(12%)에 달했다.

미공개 후보는 자민련 37명, 민주당 22명, 민주노동당 13명, 열린우리당 7명, 한나라당 6명 등이었다.

한나라당 김용학(태백-영월-평창-정선).장경우(시흥갑), 민주당 조만진(인천 부평을).노영철(안산 상록을), 열린우리당 신중식(고흥-보성).유선호(장흥-영암), 자민련 김학원(부여-청양)후보 등이 포함됐다.

신고하지 않아도 당장 처벌을 받지 않아서인지 특정 일에 지출액이 전혀 없다고 신고하는 후보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또 공개된 내역 중에서 불법 소지가 있는 것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선관위 관계자는 "수입.지출내역이 기록으로 남는 만큼 향후 실사 과정에서 면밀히 비교해 위법 여부를 가릴 것"이라며 "특히 불성실 신고자는 강도 높은 실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sunty@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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