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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껴안기 민생안정 한목소리-이수성내각 첫 당정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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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수성(李壽成)내각 출범이후 처음으로 28일 오전 서울여의도신한국당(가칭) 당사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의 화두(話頭)는 「민생안정」이었다.
당측에선 『정부는 장사가 안된다는 상인들의 푸념에 귀기울여달라』며 획기적 민생안정책을 요구했다.구체적으로 25개항의 개선책을 봇물처럼 제시하며 정부의 수용을 촉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선거를 불과 3개월 남짓 남긴 시점이다.각종여론조사 결과나 시중의 민심은 집권당이 별로 인기가 없음을 보여준다.가장 큰 이유는 서민경제의 침체다.
정부의 각종 지표들은 우리의 경제사정이 별로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당쪽의 감은 다르다.현장을 다녀온 의원들의 얘기는 『이대로 가단 정말 큰일 나겠다』는 것이다.김윤환(金潤煥)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당면한 큰 과제는 국면을 안정시키고 사회분위기를 정돈하는 것』이라며 『국민경제의 골간을 이루는 중소기업을 활성화하는 획기적 발상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좀더 신랄하게 정부측을 비판했다.
『당정은 공동운명체다.내년 4월 총선에서 과반수의석을 차지하는게 절대절명의 과제다.정부의 모든 시책의 결과를 놓고 당이 선거에서 심판을 받는다는 걸 정부는 간과하고 있다.중소기업 침체와 경기양극화 현상을 해결하고 민생을 챙겨달라』 고 목소리를높였다. 그는 또 『김영삼(金泳三)정부는 금융.토지실명제등 과거 어떤 정권도 못했던 일들을 수행했는데 이에 대해 국민들이 제대로 모르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개혁성과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李총리는 대체로 당쪽의 불만을 수용하는 분위기였다.
『姜총장의 현실인식에 동감한다.제시된 정책들을 정부내에서 가능한한 빨리 협의를 거쳐 시행하겠다』고 답변했다.
나웅배(羅雄培)경제부총리는 『내년 경제운용의 기본방향은 물가안정속에 서민생활의 안정을 이루고 중소영세 사업자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각종 절차를 간소화하고 금융.고용제도등의 규제도 획기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회의는 도시락을 먹으며 2시간30분동안 계속됐다.하지만이날 제시된 각종 정책들은 『선거를 앞두고 급조돼 실효성이 의심스럽고 일부 정책들은 그동안의 경제정책 기조를 깡그리 무시한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중소기업지원책은 그동안 수차례 나왔지만 중소기업들의 사정은 호전되지 않았다.농산물 적정가격을 보장한다는 건 농촌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쟁이 불가피하다던 지금까지의 논리와 맞지 않는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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