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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이상 움직임’ 온라인서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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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림대 김용중(전자공학과)교수가 u-헬스팀 기술개발 및 실험실에서 지킴이 시스템과 무선 센싱 모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림대 u-헬스팀 제공]

혼자 살고 있던 신모(97·춘천시 신북읍)할머니는 나이가 많지만 평상시 정상적으로 생활해 담당 복지기관은 신 할머니를 요양시설에 입소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월 신 할머니 행동에 이상이 발견됐다. 그의 활동을 분석한 결과 새벽에 활동량이 많아지는 전형적인 치매 증상이 나타났다. 복지지관은 그 후 일주일 동안 추가 정밀 관찰해 치매 증상임을 판별, 2월 중순 신 할머니를 요양시설에 입소시켰다.

혼자 살고 있는데, 더구나 새벽에 할머니의 활동량이 많은 것은 어떻게 알아냈을까? 자원봉사자가 잠 한숨 자지 않고 할머니를 지키지 않았고, CCTV로 할머니의 행동을 촬영하지도 않았다.

한림대 고령친화전문인력양성사업단 u(유비쿼터스)-헬스팀이 개발한 ‘지킴이 시스템’ 덕분이었다. 이 지킴이 시스템이 고령화 시대, 혼자 사는 노인의 복지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는 이 시스템과 연계한 노인 돌보미 사업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시스템의 구성과 원리=지킴이 시스템은 크게 댁내 시스템과 서버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독거노인이 사는 집 거실과 방 부엌 화장실 등에 설치된 작은 배터리로 작동되는 5~6개의 무선 센싱 모듈이 노인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감지, 이를 전기신호인 ‘활동신호’로 바꿔 게이트웨이 시스템으로 보낸다. 게이트웨이 시스템은 이 신호를 ADSL(비대칭 디지털 가입자 회선)이나 케이블TV망을 통해 서버시스템으로 전송한다. 서버는 활동신호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수집·보관하는 지킴이 역할과 웹을 기반으로 독거노인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기능을 나눠 맡는다.

DB서버는 독거노인 가족이나 담당자에게 적합한 정보를 적절한 매체를 이용해 제공하며, 모니터링서버는 시간·날짜 별 노인의 활동지표, 움직임 횟수, 활동지표를 근거로 외출 유무 및 활동의 이상 유무를 수치화해 언제 어디서나 가족 또는 담당자가 인터넷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스템의 정상 가동 여부도 자체적으로 점검한다.

◇시스템 활용=지킴이 시스템은 CCTV를 통한 감지가 아니어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적다. 또 아프거나 위급 상황 발생시 본인이 직접 신고버튼을 눌러야 하는 소방서의 무선페이징 시스템과도 다르다.

차모(77·춘천시 신북읍) 할머니는 지난 2월 활동지표 및 움직임 지수가 일정값 이하로 나타나 전화 확인 결과 몸이 아파 거동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담당 복지사에게 연결됐다.

이 시스템은 노인의 행동 양식을 파악하는 것으로 시스템을 수발 및 의료복지기관과 연동할 경우 노인의 외출 여부를 알 수 있는 것만으로도 방문 편의성과 효율을 높을 수 있다는 것이 u-헬스팀의 설명이다.

지킴이 시스템은 2005년 누리사업으로 시작, 현재 춘천시 관내 30가구 독거노인에게 적용해 실험연구하고 있으며, 양구군과 정읍시도 실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림대 u-헬스팀은 이 시스템과 별도로 낙상 방지 및 심박수 측정이 가능한 손목시계형 알림이 시스템, 약품류와 식음료류의 식별을 위해 음성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주거생활을 보조하는 도움이 시스템, 노인의 퇴행성 혈관 및 뇌질환 감지 및 예방을 위한 고침이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문규 교수(전자공학과)는 “2009년까지 실험 연구한 후 소규모 지역은 물론 KT 같은 대단위 망과 연결해 상용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알림이 등 다른 시스템과 통합 운영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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