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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IRA에 무기제공-英 선데이 타임스 보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아일랜드공화군(IRA)」의 무장해제 문제가 본격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그간 IRA가 비밀리에 리비아로부터 무기및 자금을제공받아 온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 최신호에 따르면 리비아의 카다피정권은 지난 70년대중반부터 AK소총을 비롯,기관단총.폭발물등 130 이상의 각종 무기를 IRA에 공급해왔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리비아측은 IRA소속 테러리스트 20명을 데려다 특수군사훈련도 시켰으며 900만파운드(100억여원)의 군자금도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이로써 북한과 함께 리비아가 핵심 테러수출국이라는 국제사회의 의심이 사실로 밝혀진 셈 이다.
IRA가 리비아와 관계를 맺은 것은 지난 73년께부터인 것으로 믿어진다.당시 IRA측 간부들은 극비리에 트리폴리에서 카다피를 만나 북아일랜드 분리운동의 정당성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미국및 영국등 서방국가를 제국주의 세력으로 미워하던 카다피는즉시 IRA지원을 약속,계속 무기를 공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같은 사실은 IRA의 무기보유에 대한 영국정부의 비밀자료가 공개됨으로써 나타났다.이 자료에 따르면 IR A가 인도받은무기중에는 AK소총 650정,권총 60정,총류탄발사기 40정,기관단총 32정,화염방사기 6정,지대공미사일 1발,셈텍 폭약 2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
특히 셈텍폭약은 모두 1,500개의 강력 폭발물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막대한 양이다.
한편 영국 정부측은 이같은 IRA의 무기를 인도받기 위해 미국 조지 미첼 전상원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무장해제 관리기구를 설립했다.지금처럼 IRA가 중무장한 상태에서는 언제든지 폭력사태가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IRA측은 자신들의 정치기구인 신페인당이 참여하는 다자간 회의가 우선 열리지 않는한 무기를 놓지 않겠다고 고집해 무장해제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런던=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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