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Earth Save Us] 온실가스 줄이고, 탄소배출권 팔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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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기후변화협약과 한국품질재단 관계자들이 16일 탄소배출권 발급을 위한 전 단계로 방천리 매립장의 가스자원화 시설을 조사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꿩 먹고 알 먹고-.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 쓰레기매립장의 가스 자원화 시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구시가 이 시설로 경제적 이익은 물론 환경보호, 악취 방지 등의 효과를 얻고 있어서다.

이 시설은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종류의 가스 중 연료로 쓸 수 있는 메탄(전체의 52.3%)만 골라내 한국지역난방공사에 판다.

민간업체인 ㈜대구에너지환경이 230억원을 투자, 2006년부터 가동하고 있다. 시는 20년간 무상으로 땅을 제공하고 가스 사용료를 받는 조건이다. 업체는 지난해 59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시에 가스 사용료 5억2000만원을 냈다.

◇향후 30년간 더 가스 사용료 받는다=매립장 가스는 쓰레기를 묻는 한 계속 뽑을 수 있다. 쓰레기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시는 현재 포화 상태인 매립장의 용량을 922만5000㎥에서 3237만8000㎥로 늘리고 있다. 2010년 9월까지 확장 공사를 마치고 향후 30년간 더 사용하기 위해서다. 대구시가 2040년까지 민간업체에 연간 5억원씩 사용료를 받으면 향후 160억원을 벌게 된다.

이 시설은 공기 중에 내보낼 메탄가스 등을 모아 연료로 쓰는 것이어서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시가 계산한 결과 연간 온실가스 감축량은 40만4000t(CO2)에 이른다.

◇탄소배출권 팔아 돈벌이=UNFC

CC 평가위원과 한국품질재단 심사위원들은 이 감축량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16~17일 대구를 찾았다. 이들은 현재 매립가스 포집량, 자원화사업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 시는 UN의 검증을 마치고 연말까지 탄소배출권을 발급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t당 유럽에서 거래되는 금액을 기준하면 시의 탄소배출권(40만4000t짜리)을 40~50억원에 다른 나라에 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가 방천리 매립장을 30년간 더 사용하면서 연간 40억~50억원에 탄소배출권을 팔 경우 향후 21년간 경제적 이익은 1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탄소배출권은 7년씩 최대 21년간 팔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구시 최영환(51) 환경자원시설 담당은 “애물단지인 매립가스를 자원화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탄소배출권이란=UN기후변화협약에 따라 탄생한 에너지 파생상품.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업체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할 경우 배출량을 줄인 다른 업체 등에서 돈을 주고 배출 권리를 사는 것을 말한다. UN이 온실가스 감축의무국으로 정한 선진 38개국이 이 탄소배출권을 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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