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종이에요’와 ‘종이예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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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이것은 뭐죠?”라는 질문에 사람들이 두 개의 답을 내놓았다. “종이에요”와 “종이예요”. 누가 맞춤법에 맞게 대답했을까?

이것이 땡땡땡 울리는 종(鐘)이라면 “‘종’이에요”가 맞고, 글씨를 쓰는 종이(紙)라면 “‘종이’예요”가 맞다.

‘-이에요’는 명사를 서술어로 만드는 조사 ‘-이다’의 어간에 어미 ‘-에요’가 붙은 말로 체언의 끝말에 받침이 있으면 ‘-이에요’를, 받침이 없으면 ‘이에요’가 준 ‘-예요’를 쓴다. “한국이에요. 거긴 어디예요?”처럼 사용해야지 ‘한국이예요’ ‘어디에요’로는 쓸 수 없다.

문제는 인명 뒤에 나타나는 ‘-이예요’다. 받침 유무에 따라 “장동건이에요” “이효리예요”라고 하면 되지만 “도연이예요”에 이르면 헷갈린다. “도연이에요”로 고쳐야 할 것 같지만 “도연이예요”가 바른 표현이다. 이는 받침 있는 인명 뒤에 어조를 고르는 접사 ‘-이’가 먼저 붙은 경우다. ‘도연+이에요’가 아니라 ‘도연+이+예요’로 분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니에요!”는 왜 ‘-에요’로 쓸까? ‘아니다’의 경우 체언이 아닌 용언이므로 서술격조사 ‘-이’가 필요 없다. 어미 ‘-에요’만 붙이면 되므로 ‘아니예요’가 아닌 ‘아니에요’로 써야 한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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