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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지금 바겐세일 시즌' 한국인 쇼핑객 몰려온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홍콩의 크리스마스 바겐세일에 맞춰 한국의 원정 쇼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원정쇼핑은 과소비를 부추기고,한국인이 새 범죄대상으로 떠오르는등 부작용이 많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입국=매달 1만5,000명 안팎의 한국인들이 입국하나 늦여름과 크리스마스.설날등 홍콩의 3대 바겐세일 철에는 2만명을 훨씬 넘는다.
이희진(28.인테리어디자이너)씨가 19일 95년 홍콩입국 1,000만명째를 기록,1,000달러의 여행자수표와 홍콩 최고급퍼닌술라호텔 숙박권,서울~홍콩 왕복항공티켓 2장등을 받고 롤스로이스로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행운을 안았다.
그러나 명보(明報)는 20일 홍콩관광협회 소식통을 통해 며칠전 1,000만명 행운의 주인공은 한국인이 될 것이라는 정보를입수했다고 보도.홍콩에서의 씀씀이가 좋고 홍콩입국 최고증가율을기록하는 한국인을 위한 배려라는 것.
◇쇼핑=지난 17일 오후 늦은 시간 홍콩중심가인 센트럴의 알렉산드르하우스에 위치한 고급 의류상점 조지 아마니.대부분 이탈리아제인 이 상점의 남성용 코트가 165만원인데 비해 여성용은260만원대를 호가하며 와이셔츠는 보통 16만5 ,000원 정도. 『물건도 좋고 값도 싸네요.이것이 한국에 가면 50만원은족히 넘을텐데.』목둘레가 원형인 16만원대의 멋쟁이 와이셔츠를꺼내든 초로의 한국인 부부가 감탄한다.옆에 선 아들 내외도 『멋있다』며 한몫 거들어 이내 흥정이 시작된다.
이는 최근 홍콩 유명상점에서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는 한국인가족단위 원정쇼핑의 한 예다.
홍콩의 3대 바겐세일 철은 늦여름과 크리스마스.설날이다.대부분의 물건이 면세인 홍콩에서 세일때 물건값은 국내가격의 20~30%수준까지 떨어진다.
최대 쇼핑지역인 구룡반도 침사초이에 위치한 면세점은 가격이 싸 단체관광객들의 필수 코 스다.
주부들의 그룹별 원정쇼핑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지난 8월 홍콩의 여름상품이 처분되는 세일기간중 홍콩에 거주하는 金모주부는한국의 대학동창 3명으로부터 원정쇼핑을 갈테니 잠만 재워달라는부탁을 받았다.이들은 여장을 풀기 무섭게 3박 4일의 쇼핑에 들어갔다.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사는 홍콩에 연고가 없는 한국인들에게 호텔과 항공을 한데 묶은 상품을 개발해 한국대행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푸라마호텔과 연계시킨 이 상품은 싼 가격에 호텔 양복점에서 38만원에 고급양복을 맞춰입을 수 있어 인기다.
최대 번화가 센트럴의 조지 아마니등 랜드마크 쇼핑몰 주변에 위치한 고급상점들과 레인크러포드등 유명 백화점들은 세일 시작전VIP명단에 오른 한국고객들에게 통신문을 발송한다.세일기간과 품목.가격등을 미리 통보해 필요에 따라 홍콩을 찾게 하기 위해서다. 이들 고급품점에선 코트 한벌에 보통 1만6,000~2만6,000홍콩달러(160만~260만원)를 호가하며 캐시미어 콤비가 5,000홍콩달러선에 팔린다.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품목은 영국제.이탈리아제 의류,발리 구두,바바리 코트다.지난해 한국인들이 홍콩에서 사용한 14억1,450만 홍콩달러(약1,414억5,000만원)중 6억홍콩달러(600억원)가량이 쇼핑에 쓰였다.올해는 70 0억원이 쇼핑에 뿌려질 전망.
◇관광=쇼핑과 연계된 관광코스도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최대관광지 해양공원에는 세일기간중 하루 외국인 입장객 1,200명가운데 60%가 한국인이어서 놀이시설마다 한국말이 들린다.이 공원은 한국인 관광객이 급증하자 지난 5월부터 한국어 안내서를비치하는가 하면 직원들에 대한 한국어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덩달아 해양공원에서 가까운 애버딘의 수상식당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구룡반도와 홍콩섬을 가르는 빅토리아만의 선상크루즈에선 홍콩가수들이 한국가요를 예사로 부른다 .
대한항공.아시아나등은 크리스마스 시즌인 22일부터 왕복항공료를 각각 올리는등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문제점=하루 1,000여명의 한국 관광객이 침사초이.센트럴등 쇼핑가에 몰리자 한국인들의 현금을 겨냥한 날치기들이 급증하고 있다.그러나 피해 한국인들이 신고를 꺼려 통계는 나오지 않고 있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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