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지분경쟁 동양 제치고 LG그룹서 우위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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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LG그룹의 데이콤 주식인수는 사실상 경영권을 확보한 수준까지 간 것인가」.LG를 비롯해 삼성.현대.동양등 대기업들은 「미래정보통신사업의 전진기지」로서의 데이콤 가치에 주목해왔다.따라서 그동안 이들 기업은 물밑에서 데이콤 인수전을 펴왔다.
지난 19일 LG가 LG반도체를 내세워 장기신용은행 보유 데이콤 지분 9.84%를 인수함으로써 공식적으로 LG는 12.29%의 주식을 확보,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그리고 LG는 친인척.유관기업등을 내세워 이 회사의 지분을 비공식으로 상당량 확보함으로써 사실상 경영권을 쥐었다는 소문도나돌았다.가화산업.국민생명등 친인척 회사에서 20% 이상의 지분을 보유,LG의 공식.비공식지분 합계는 30% 를 웃돈다는 얘기다. 그러나 데이콤을 비롯해 많은 관계자들은 LG의 데이콤경영권 확보에는 아직도 남은 단계가 있다는 분석이다.동양이 대주주로 등장한 것을 제1라운드라 한다면 LG가 장외(場外)세몰이를 통해 상당지분을 사실상 확보하면서 벌어진 물밑경쟁 이 제2라운드, 19일 LG의 장기신용은행 보유지분 인수가 제3라운드라 할 수 있다.전문가들은 3라운드에서 데이콤 경영권확보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평가다.4라운드,5라운드… 접전은 아직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동양그룹의 한 관계자 는 『한개 기업이전체지분중 절반을 인수할 때까지 경영권을 둘러싼 일대 격전이 지속되는 극단적인 경우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LG가 비공식적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삼성이나 동양등 경쟁기업도 10% 안팎의 주식을 확보한것으로 보고 있다.이밖에 현대가 3.93%,대우가 2.93%의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LG가 40%가 넘는 지분을 확보하기까지는 경쟁기업들의 전략적 제휴에 대응키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로 삼성등 경쟁기업들이 연합전선을 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
내년 4월 개인휴대통신(PCS)사업권 경쟁과정에서 데이콤 최대주주인 LG의 자격시비도 예상된다.LG가 이같은 논란을 의식,PCS사업권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협력업체로 일부 보유주식을이전,지분비율을 다소 낮출 수도 있다.
내년 4월께 국내 통신시장개방방향이 확정되는 것도 중요변수중하나.데이콤 최대주주 지분상한이 10%에서 33%로 완화되는 것을 골자로 한 관련법개정이 내년말 있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민호.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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