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없어도 오늘밤 최종 예선행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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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항상 B플랜(차선책)을 준비하라.”(잭 웰치 『리더십 핸드북』 중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14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5차전(오후 11시·한국시간·KBS2 중계)을 치른다. 유난히 홈에서 강한 투르크메니스탄을 이날 잡는다면 한국은 22일 3차 예선 북한과의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10월 시작되는 최종 예선에 진출하게 된다. 한데 상황이 만만치 않다. 박지성(맨유)은 오른쪽 무릎에 이상 신호가 와 결장이 예고됐다. 이청용(서울) 역시 골반 부상이 재발해 제 컨디션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허정무 감독이 머릿속에 그리는 B플랜은 과연 무엇일까.

◇박지성 공백은 김두현으로=때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때로는 측면 공격수로 뛰던 박지성이 빠지면서 양쪽의 공백이 눈에 띈다. 박지성을 대신해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두현으로서는 허정무팀 출범 후 첫 선발 출전이다. 모처럼 기회를 잡는 김두현도 단단히 벼르는 참이다. 그는 A매치에서 기록한 8골 중 7골을 선발로 나왔을 때 넣었다.

김두현의 투입으로 중앙(공격형 미드필더)쪽 걱정은 덜었지만 문제는 측면이다. 박지성뿐 아니라 설기현·이청용 등 측면 요원들이 정상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왼쪽에 안정환(부산), 오른쪽에 이근호(대구)를 각각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원톱 박주영(서울)의 컨디션이 좋은 점은 다행이다. 최근 A매치 2경기에서 페널티킥 골을 뽑아낸 박주영은 이번엔 호쾌한 필드골로 3경기 연속골을 노린다. 특히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오른발 프리킥골도 기대해볼 만하다.

◇스리백이냐, 포백이냐=허정무팀은 터키 이스탄불 전지훈련에서 스리(3)백을 기본으로 한 3-4-1-2 포메이션을 집중 훈련했다. 그런데 12일 결전지인 아슈하바트로 건너온 뒤에는 스리백과 포(4)백 훈련을 병행했다. 허 감독은 당초 박지성이 빠진 만큼 포백보다는 수비 지향적인 스리백으로 수비를 안정시킬 생각이었다. 하지만 수비 조직력이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서 허 감독이 취임 초기 대표팀의 기본 전형으로 삼았던 4-2-3-1 포메이션으로의 회귀를 고려하고 있다. 포백의 경우 왼쪽에는 이영표 대신 김치우(전남)가 투입돼 오른쪽의 오범석(소베토프)과 호흡을 맞춘다.

아슈하바트=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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