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안감도 패션.고급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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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시장옷과 「메이커」옷을 구별하는 하나의 기준은 바로 안감.멋쟁이들이 속옷을 잘 갖춰입듯 고급스런 옷일수록 겉감 못지않게 안감에도 신경쓰기 때문이다.
소득수준의 증가와 함께 옷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입맛도 까다로워진 요즈음.안감이라고 하면 단순히 옷의 안을 감싼다는 기능외에 정전기 방지나 보온성,색상.질감면에서 겉감과의 조화를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다.
『언뜻 보아 겉감과 안감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안감의 재질이 고급화되는 추세입니다.원단 비용면에서 겉감과 안감의 비중이 예전에 90대10 가량이었다면 최근엔 70대30으로 올라섰을 정도예요.』㈜코오롱 스파소팀 김상태과장의 설명이다 .
몸에 흐르듯 맞아야 하는 남성정장의 경우 안감도 옷의 선을 잘 살려주는 폴리에스테르 100%가 주로 쓰여왔다.하지만 요즘은 폴리에스테르에 벰베르크사를 섞어 착용감과 정전기 방지효과를대폭 개선한 P/B소재를 많이 쓰는 추세.질이 좋은 만큼 폴리에스테르 100%보다 두배이상 비싸다.P/B 안감에 유행에 따라 자사 로고나 줄무늬등을 잔잔하게 프린트해 단조로움을 피한다고. 캐주얼 의류쪽은 안감의 소재.디자인이 더욱 다양한 양상을보인다.화학섬유보다 겉감의 재질에 맞춰 면직물.울 100%나 아크릴 혼방이 많이 쓰인다.또 겨울철인 만큼 코듀로이나 인조털을 안감으로 사용,멋과 따뜻함을 동시에 추구하기도 한다는 것.
『신세대들의 경우 옷을 벗거나 입을 때 언뜻 비치는 안감의 패션성도 무시하지 않아요.따라서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옷의 경우 안팎을 바꿔 입을 수 있는 양면옷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정도로 안감 디자인에 비중을 두죠.』 스튜디오 갤럭시 선임디자이너 유미숙씨는 겉감에 무늬가 없을 땐 안감에 체크.자카드.줄모양등 다양한 무늬를 넣고,겉감에 무늬가 있는 디자인일 땐 깨끗하게 단색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한다.
또 기계자수로 화려하게 꾸미거나 안감과 겉감이 맞닿는 부분을테이프로 감싸 장식성을 살린 것도 요즘 흔해진 안감처리 방식중하나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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