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호전주 IT·철강에 눈길 가는데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주식시장이 겹 고민에 빠졌다. 기름값은 오르는데 국내 경기는 내리막이다. 환율 덕을 봤던 수출주도 세계 경제 둔화가 부담스럽다. 국제 유가의 널뛰기에 시장에선 비관론이 다시 퍼지고 있다. 하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기댈 곳은 실적뿐이다. 주요 증권사 10곳에 2분기 실적 호전 예상 종목을 설문해 봤다.

◇‘실적 대장’ IT=가장 주목받는 업종은 여전히 정보기술(IT)이다. 두 개 이상 증권사가 동시에 꼽은 실적 호전 예상 종목은 19개다. 이 중 추천 횟수 1~3위를 삼성전자(8개사)·LG전자(6개사)·LG디스플레이(4개사)가 휩쓸었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2조26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란 게 증권 업계의 평균 예상치다. 한 해 전보다 150%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LG전자·LG디스플레이도 각각 260%와 55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IT 업체는 올 들어 급등한 환율 덕을 톡톡히 봤다. 모토로라·필립스 같은 경쟁자의 부진도 도움이 됐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물가 불안이 길어지면 세계 수요가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되레 기회라는 주장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노근창 수석연구원은 “경기침체가 오면 반도체·휴대전화·LCD 모두 세계 최상위권 기업 외에는 살아남기 어렵다”며 “전체 수요가 줄더라도 국내 업체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외려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히든 카드’ 철강=IT가 예고된 강자라면 철강은 ‘깜짝 실적’ 가능성이 가장 큰 업종이다. 2개 이상 증권사가 추천한 철강주는 포스코(4개사)·동국제강(3개사)·한국철강(2개사)이다. 올해 철강 가격이 금값이 되면서 철강 업체는 매출·영업이익 모두 크게 호전될 전망이다.

조선 업체 중에선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이 각각 2개 증권사에 의해 실적 기대주로 꼽혔다. 내수 소비재 중에선 LG패션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증권 나은채 선임연구원은 “당분간 업황은 좋지 않을 전망이지만 LG패션은 선행 투자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IT와 함께 상반기 주도주였던 자동차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김선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