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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는 내란의 시작" 僞證확보-검찰수사 성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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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2.12에 대한 검찰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17일 오후소환된 장태완(張泰玩)전수경사령관과 문홍구(文洪求)전합참대간첩대책본부장등 2명에 대한 조사는 사태 당시 진압군측 작전에 대한 최종 확인작업이라 할 수 있다.
검찰은 3일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 전격 구속이후 17일 현재 46명의 피고소.고발인과 참고인들을 조사했다.
12.12 피고소.고발인 38명중 조사를 받지 않은 사람은 사망한 백운택(白雲澤)당시 71방위사단장과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박희도(朴熙道)전1공수여단장,장기오(張基梧)전5공수여단장등3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같은 광범위한 관련자 조사에도 불구하고 이번 검찰수사는 지난해 수사의 확인작업 정도에 불과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우선 관심의 대상이었던 최규하(崔圭夏)전대통령 직접조사에실패함으로써 신군부의 헌정질서 파괴 의도를 명확히 규명해내지 못했다. 물론 검찰은 이미 광범위한 참고인 조사를 통해 신군부의 집권 시나리오에 대한 방증자료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으나 법원에서 얼마만큼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12.12 수사에 있어 가장 큰 기대를 걸었던 전두환.노태우(盧泰愚)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는 거의 성과가 없었다는 게 검찰의 평가다.
全씨의 경우 단식에 따른 건강상 이유와 검찰수사에 협조할 수없다는 태도로 인해 대부분의 검찰조사에 묵비권을 행사했고,盧씨역시 당시 구체적인 사태전개및 결정내용에 대해서는 아는바 없다고 발뺌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 500여 문항에 이르는 이들의 신문내용이 지난해 검찰이 실시한 서면조사 수준을 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수사의 가장 핵심이었던 12.12후 신군부의 집권 시나리오 실존여부에 대해서는 상당한 소득이 있었다.
즉 12.12에서 5.18에 이르는 6개월여 동안 신군부는 집권을 위해여론을 조정하고 언론 통폐합을 계획했으며 전두환씨의이미지 제고작업을 치밀히 전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이다.
검찰은 이같은 신군부의 움직임을 광범위한 집권 시나리오로 간주할 수 있고 이는 12.12에서 비롯된 것인만큼 12.12는군사반란이 아닌 내란의 시작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밖에 ▶정승화(鄭昇和)육참총장 연행 모의와 연행경위▶병력출동 경위▶진압군 세력의 무장해제 경위등은 이미 지난해 검찰수사에서 밝혀졌던 부분이다.
결국 이번 검찰 재수사의 가장 큰 수확은 신군부의 집권 시나리오를 뒷받침할 방증자료 확보라 할 수 있다.
최형규.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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