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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사기꾼' 중국서 활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한국 취업을 미끼로 중국내 조선족에게 비자발급 사기행각을 벌이거나 밀항을 유도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주중(駐中)한국대사관은 16일 『지난 10월말까지 대사관에 신고된 비자사기만 50여건이며 조선족 5,000여명이 1,500만위안(약15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밀항을 시도하다 적발된 사람도 올들어 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사기=비자 브로커들은 가짜 초청장이 먹혀들지 않자 법무부 발행의 사증발급인정서를 정교하게 위조해 장당 4만~5만위안(400만~500만원)에 팔고 가짜 비자를 여권에 찍는등 그 수법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부산의 중소기업인 金모씨는 조선족 오연숙씨등 200여명에게 가짜 비자를 발급해주는 대가로 270만위안(약2억7,000만원)을 받았다가 지난 8월 구속됐다.또 金모(31.밀양)씨도 헤이룽장(黑龍江)성에 거주하는 서용주씨등 조선족 9 5명으로부터산업연수 명목으로 1억원상당을 챙겨 달아났다.10월에만 조선족296명이 한국인들에게 사기당했다.
조선족들은 5만~6만위안(500만~600만원)만 주면 한국비자를 받아주겠다는 브로커들에게 속아 전 재산을 날리고 일부는 자살을 기도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밀항=12월초 랴오닝(遼寧)성 창하이(長海)현에서 130여명의 조선족을 밀항시키려던 김동진(金東進.동아해운공사대표)씨등한국인 11명이 공안당국에 체포됐다.랴오닝성의 경우 올들어 밀항기도자 400여명과 한국인 알선책 20여명을 체포했다.
또 지난 3월 崔모(54.서울)씨가 길림(吉林)지역 조선족 41명을 산둥(山東)성 해안에서 밀항시키려다 검거됐다.
조선족들은 가짜 사증발급인정서 또는 초청장등으로 입국하려다 당국에 적발된후 마지막 방법으로 밀항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주중대사관은 중국 관계당국과 대대적 계몽작업을 실시하고 여권발급 심사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또 불법 입국하려다적발된 사람들에 대해선 일정기간 입국을 규제하는 등 규제조치를취하기로 했다.
특히 탈북자들이 중국여권을 받아 한국에 불법 입국하는 사태도발생할 수 있어 다양한 대책을 마련중이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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