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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末경기 한파-시장.백화점 썰렁 호텔예약률도 8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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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송년회가 줄을 잇는 12월 중순으로 접어들었는데도 술이 안팔린다.예년같으면 거리마다 징글벨 소리가 울려퍼져야 할 때인데 크리스마스 트리조차 찾아보기 어렵다.호텔들은 송년모임 예약률이예년의 절반에도 못미친다며 울상이고 구멍가게들조 차 갑자기 왜이렇게 장사가 안되느냐고 아우성이다.
올해는 삼풍백화점 붕괴등 대형참사가 유난히 많았던데다 「비자금」「5.18」정국으로 연말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좀처럼 들뜬 분위기가 표출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장.백화점=롯데.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기업체의 선물세트 단체주문이 예년의 절반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부유층이 몰린서울강남의 현대.갤러리아백화점은 외제가구.침대등 고가품을 찾는고객이 하루평균 20여명에서 4~5명으로 급감 했고,서울남대문시장의 20여개 선물용품점들도 유치원.교회 등의 단체선물 계약이 없어 한숨만 짓고 있다.남대문시장 선물용품 점포인 미광의 김만구(金萬九.40)씨는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불티나게 나가던 장갑.목도리조차 지난해의 30% 수준인 하루평균 10개정도만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유흥업소=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들었던 서울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연회석 예약률이 올핸 80%에 그쳐 신청만하면 잡을 수 있다.롯데.플라자 등 서울 도심 호텔도 예약률이 작년말보다 5~12%정도 낮아지고 광주 씨티홀.그랜드호 텔 등 지방호텔 역시 예약률이 20~30%씩 떨어졌다.
흥청망청 술을 마셔대는 분위기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영등포 D주류도매상은 맥주.소주 매출이 25%이상씩 줄었고 OB맥주 서울중앙지점은 17%가 줄어든 하루 1만상자를 파는데 그치고 있다.주류도매 상인들은 『술집마다 손님이 줄어 작 년의 70~80%선이라며 술을 더 받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물용품=크라운베이커리는 올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25만개,고려당은 18만개,파리크라상은 17만개 등 작년수준으로 준비해놓고 있지만 요즘같아선 아무리 잘해야 80%를 소화하기 힘들 것같다며 산더미처럼 쌓일 재고처분을 걱정하고 있 다.또 교보문고 음반매장 관계자는 『음반회사들이 재미를 못볼 것같다며 새 캐럴음반을 거의 내놓지 않아 작년에 나온 캐럴을 팔고 있지만 중.고등학생들의 발길이 뜸해져 매출이 작년의 60% 수준으로 격감했다』고 말했다.
유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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