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꾼 추성훈 광고판 두들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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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잡지 코스모폴리탄이 4월 초 촬영한 추성훈의 패션 화보.

꽃미남이 휩쓸던 광고모델 시장에서 우락부락하고 야성이 강한 한 남자가 주가를 올리고 있다.

재일교포 4세 격투기 선수 추성훈(33)이다. 이달 들어 그가 모델로 등장한 TV 광고만 세 편이 잇따라 전파를 탔다. 기아자동차 로체, 하이트맥주의 하이트, 빙그레 바나나우유다. 이들은 TV 광고 사이트 TVCF(www.tvcf.co.kr)의 ‘6월의 인기광고’ 코너에서 각각 2, 8, 22위에 오를 만큼 화제가 되고 있다.

추씨가 이렇게 갑자기 광고계의 샛별이 된 데는 2월 말 방영된 한 TV토크쇼 영향이 컸다. 재일교포로 양국의 유도·격투기 세계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진솔하게 털어놓은 그의 모습에 팬층이 두터워진 것.

또 요즘 꽃미남이 남성미의 기준이 되고 있는 데 대한 반작용으로 극단적으로 투박한 터프가이가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는 평도 나온다.

로체 광고를 만든 이노션의 김성현 부장은 “배우 최민수씨 이후 소비자에게 고루 호감을 주는 터프가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꽃미남 모델들의 부드러움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 추 선수의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씨의 서투른 한국어와 솔직한 언행이 오히려 귀엽다는 일부 반응도 광고업계가 주목하는 점이다. 하이트맥주 광고는 그의 어눌하고 투박한 말투를, 바나나우유는 순진해 보이는 웃음을 부각시켰다. 하이트맥주 광고를 제작한 HS애드의 이상훈 대리는 “격투기 선수의 강한 이미지와 추 선수 본연의 순진한 말투·표정이 어우러져 광고의 주목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추씨의 등장은 최근 광고계에 불고 있는 스포테이너(Sportaner) 모델 열풍의 한 가닥으로도 설명된다. 스포테이너는 스포츠맨과 엔터테이너의 합성어로 엔터테이너적인 기질이 강한 스포츠 스타를 가리킨다. 박태환(19) 선수, 김연아(18)선수가 대표적인 인물. 광고대행사 크리에이티브에어의 최상학 차장은 “메시지 전달 방식은 좀 투박하지만 진솔해 보인다는 것이 스포테이너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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