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사들이 고유가를 버티지 못하고 노선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는 9월부터 대규모 다운사이징이 예고된다. 미국 5위 콘티넨털항공은 여름 성수기가 지나는 대로 전 직원의 7%인 3000명을 감원하고 운항 편수를 16% 줄이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기름을 많이 먹는 노후 항공기 67대도 ‘퇴역’시키기로 했다.
앞서 유나이티드항공은 최대 1600명을 감원하고 비행기를 100대 줄인다고 밝힌 바 있다. 델타항공은 3000명을 명예퇴직시키겠다고 공표했다. 이 회사는 4월 노스웨스트항공과의 합병을 선언하면서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올렸다. 올해 미 항공업계는 2만 명 정도를 내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항공사 사정도 녹록하지 않다. 대한항공은 최근 국내외 12개 노선의 운항 횟수를 줄이고 부산~하노이 등 5개 노선은 운휴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오른 기름값으로 인한 추가 부담이 1분기에 3000억원에 달한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여름 휴가철 이후에 더 많은 노선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장 6개월까지 무급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노조는 “편법 구조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올해 첫 여객기를 띄우려던 6개 저가 항공사 중 두세 곳은 출범을 늦출 조짐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135달러 정도로 유지될 경우 전 세계 항공업계의 올해 손실액은 61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항공업계는 지난해 56억 달러 흑자를 냈지만 올 들어 이미 23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 항공유 가격은 4월부터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섰다.
문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