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정동영 의장, 상대 견제 심혈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충남 천안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택시기사와 악수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총선 후보 등록이 시작된 31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똑같이 깨끗한 선거운동을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상대 당을 철저하게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충청지역을 돌면서 "야당이 와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鄭의장은 TV토론 등을 통해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1당 독재 우려론`을 반박하는 데 열중했다. 그는 "지금은 불확실성이 너무 커 앞으로 2주 동안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며 "우리에겐 의석이 과반수에 미달하더라도 국정안정을 이뤄낼 수 있는 정도면 족하다"고 했다.

朴대표는 이날 충남북 선대위 발족식 참석에 앞서 당의 모든 후보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어떤 이유로든 상대 후보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과 흑색선전을 하지 말고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를 펼쳐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또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하지 말고 진실된 공약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가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천안.청주.대전을 잇따라 방문해 "야당이 전멸하면 민주주의는 없다. 견제와 균형을 위해서도 한나라당에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역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이 엄살을 피우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지금 이대로 가면 열린우리당의 의석은 200석이 넘는다. 정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밤 늦게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대구에 도착해 1박한 뒤 1일 오전 달성군 선관위에서 후보등록을 할 계획이다.

鄭의장은 3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열린우리당의 선거법 위반 건수가 가장 많다는 지적이 나오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앞으론 냉혹한 원칙을 적용하겠다"며 "선거기간 중 돈선거 문제로 고발된 우리당 후보에 대해선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朴대표를 겨냥해선 지역주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선거는 지역주의에서 풀려나는 최초의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도 "朴대표의 등장으로 이런 것이 퇴색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또 "실제 대구.경북 지역에서 일부 열린우리당 후보의 지지도가 주춤하면서 한나라당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이 특정 지역에 기대는 정치로 가게 되면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며 한나라당에 `영남당` 색채를 입히려 했다. 鄭의장은 이어 의정부.고양 등 경기 북부지역을 돌면서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이날 충청 출신 유권자가 비교적 많은 경기도 성남의 세 지역구를 차례로 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상일.강민석 기자<leesi@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